우도를 문화의 섬으로
우도를 문화의 섬으로
  • 제주일보
  • 승인 2019.11.2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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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선 수필가

우도에 갔다. 우도문단 제3집 출판기념을 하기 위해서이다. 1년 동안 우도 초·중학교 학생들의 발전한 모습이 책 한 권에 들어 있다. 지난해에 이어 미국에서 참석해 준 김영중 미주 수필문학회 회장님은 이승희 국제 펜 미주회장님을 대동하고 오셨다. 경주에서 치러진 국제 펜 대회에 토론자로 나섰던 두 회장님이다. 미국에서 특별난 기억 때문에 우도 행사를 위해 제주호텔에서 2박을 하였다.

그들은 고() 전달문 선생님 추모 2주기를 미국에서 지냈다. 앉아 있기만 하여도 그리운 뒷그림자가 대단히 컸다고 회상하였다. 전달문 선생님은 우도에 문학관을 만든 후 1년에 한 번씩은 우도초중학생들에게 시상을 해주려고 찾아와 무척이나 신경을 썼다. 나한테도 호를 지어주며 학생들에게 백일장을 실시하여 어릴 때부터 문학의 꿈을 심어주라고 신신당부하였다.

우도에는 면장이 바뀔 때마다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 대체적으로 먼저 찾아가 인사를 하는 편인데 이번은 달랐다. 생면부지인 새로 부임한 K 면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우도남훈문학관을 중심으로 문화의 섬을 만들고 문학의 섬으로 본도까지 이끌어가자는 말에 감명 받았다. 4년 동안 괴로워도 말없이 일해 왔는데 면장의 한마디 전화음성으로 인하여 힘들었던 과정이 눈 녹듯 사그라졌다.

교장 선생님은 우도문단 제3집 축사에 문학수업 이후 효과가 3년 연속 학교폭력 제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 제로, 금연학생 제로라고 하였다. 4년 전 2학급으로 처음 실시할 때의 학생들이 생각난다. 굳어진 얼굴에 먼저 인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교장선생님은 다음 해부터 중학교도 문학수업을 요청하였다. 우도에는 학생들이 갈 곳이 없다. 문학수업을 실시한 후에는 인성이 달라졌다. 학생들 얼굴 빛이 달라졌다. 상을 타는 횟수가 달라졌다. 자신감과 용기가 생겼다. 학부모의 관심이 변했다.

우도에서 문집으로는 처음인 셈이다. 꿈을 키워주다 보니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동물과 대화하는 심성이 변하고 있다. 그 내용을 글로 쓰고 있다. 해마다 외부 글짓기 대회 참가하여 수상실적도 나타나 자존감과 힘을 키워준다. 나라사랑 글짓기대회에서 3명이 수상했다. 이번 문집에도 수업 참가 학생 모두가 출품하였다. 꿈을 키워주기 위하여 우도작가와 제주문인 미주문인작품을 일부 실었다.

소라축제장에서 백일장을 열고 중학생들이 버스킹 행사를 한다. 학교 안뜰 갤러리에서 책 축제 행사를 하면서 합창을 하고 악기 연주를 한다. 그야말로 축제장이다. 중학생들이 난타까지 배우고 있다. 젊음을 발산하고 있다.

학교 시청각교육실에서 출판 기념행사를 하였다. 팔순이 가까워 가는 미주 회장님은 어린 시절이 생각나 가슴이 뭉클하다 하였다. 미국에 이민을 떠나 50년을 살면서 한국어를 잃지 않으려고 퇴임 후에도 문학을 계속하고 있는 경험을 얘기하였다. 이 순간을 가슴에 담으며 학생들도 잊지 못하리라.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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