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악화에 '위험한 조업' 결국 사고로 '악순환'
기상악화에 '위험한 조업' 결국 사고로 '악순환'
  • 정용기 김지우 기자
  • 승인 2019.11.26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5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해상에서 전복된 통영선적 창진호.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지난 25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해상에서 전복된 통영선적 창진호.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기상악화에도 어선들이 ‘위험한 조업’에 나서면서 사고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해상에 풍랑특보가 예보되면 어업당국은 어선에 귀항 등을 권고하고 있으나 일찌감치 조업에 나선 어선들은 어장을 찾아 먼 바다로 나갔다가 변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해상에서 커다란 너울성 파도를 맞은 통영선적 어선 창진호(24t·승선원 14명)도 버티지 못하고 전복됐다.

신고 당시 마라도 해역엔 풍랑경보가 발효된 상태였으며, 초속 19m의 북서풍이 불고 파도가 4m로 높게 일었다.

보통 가을철엔 해상의 잦은 기상변화로 사고 위험성이 커진다.

최근 5년간(2014∼2018) 발생한 전체 해양사고는 봄철(3∼5월) 2453건, 여름철(6∼8월) 2943건, 가을철(9∼11월) 3321건, 겨울철(12∼2월) 2274건 등으로 집계됐다.

가을철 해양사고가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3년간 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사고도 2016년 137건, 2017년 132건, 2018년 141건 등 410건에 달하고 있다.

어선안전조업규정에 따르면 풍랑주의보 발효 시 15t 미만의 어선이, 풍랑경보시에는 모든 어선의 출항이 금지된다.

풍랑특보 예보 시 어업정보통신국은 어선에 귀항 및 안전조업 등을 안내한다.

하지만 풍랑특보 전에 조업에 나선 어선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조업을 강행해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창진호의 경우 지난 1일 통영에서 출항했고 완도항 입항 후 지난 16일 다시 출항했다가 마라도 해상에서 예상치 못한 기상악재를 만났다.

도내 어선주협회 관계자는 “거센 풍랑을 만나 조업을 중단하면 어획량 확보부터 유류비 손해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선장 등이 판단, 조업을 강행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미 조업을 나간 어선의 귀항을 강제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게 해경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해경 관계자는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기상이 좋지 않은 경우가 빈번하므로 조업 시 기상을 수시로 파악해 안전부터 챙기는 게 우선”이라며 “기상이 좋지 않을 때는 조업을 자제하고 구명장비를 꼭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용기 김지우 기자  brave@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