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는’ 축산
‘가치있는’ 축산
  • 정흥남 편집인
  • 승인 2019.11.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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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그제(20일)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넉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기준으로 지난 8월 0.1%, 9월 0.2% 등으로 오름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생산자 물가 지수는 생산을 위해 기업 상호 간에 거래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을 이용해 작성하는 물가 지수로, 소비자가 물가 지수의 변동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

생산자 물가 지수는 조사의 범위가 광범위해 상품의 수요, 공급의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국민 경제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물가 지수로 꼽힌다.

결론은 지난달 생산자 물가지수가 전월에 비해 0.2% 하락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하락이 원인이다. 한은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빌리자면 돼지고기 가격 하락이 주도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후유증이다. 지난달 돼지고기 가격은 32.5% 급락했다. 이게 전체적인 생산자물가지수를 끌어 내리는 역할을 한 셈이다.

제주라고 예외가 아니다.

#“축산물 소비에 힘 보태달라”

이런 가운데 제주지역 축산농가들이 지난 19일 ‘축산농가가 드리는 대국민 약속’이라고 명명한 플레카드를 달고 대국민 선언을 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한우협회 제주도지회, 대한한돈협회 제주도협의회, 대한양계협회 제주도지회, 대한양봉협회 제주도지회, 제주마생산자협회가 참석했다. 제주의 축산단체가 모두 나섰다.

축산농가는 “국민들이 신뢰하는 축산업을 위해 우리가 먼저 변하겠다”며 “동물의약품 안전 사용기준을 철저히 준수해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고,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질병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이어 “축산 냄새 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미생물 제제 사용과 냄새저감시설을 설치하겠다”며 “이러한 자정 노력은 축산 농가들이 지켜야 할 기본이다. 가축분뇨 무단 배출과 소독의무 위반을 저지르는 농가는 우리 스스로 점검해 배재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요즘 가격이 폭락한 돼지고기를 비롯해 축산물 소비에 국민들께서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주기 바란다”고 도민들의 적극적인 돼지고기 소비참여를 호소했다.

이날 이들이 국민들에게 내건 약속의 내용에는 틀린 게 하나도 없다.

#대국민 ‘모두행복’ 약속 기대

축산농가의 결의대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5월 제주지역 양돈농가들이 한곳에 모였다. 당시 이들은 한림체육관에서 양돈농가 냄새저감 자정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농가들은 깨끗하고 쾌적한 축산환경을 조성해 제주산 돼지고기의 명품 브랜드 육성과 제주경제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2015년 7월엔 새마을금고연수원에서 ‘양돈농가 냄새저감을 위한 자정결의대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관광객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쾌적한 환경조성 등을 약속했다.

이들이 내걸었던 약속과 다짐이 얼마나 이행됐는지 의문이다. 합리적 의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적지 않은 양돈장 주변엔 악취가 진동한다. 축산폐수 불법 배출행위도 잊을만 하면 터진다.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반발은 현재 진행형이다.

비록 일부 농가라 하지만, 이들의 잘못된 행위로 제주사회의 선량한 구성원들이 고통 받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잘못된 행태다. 지금 축산업이 맞고 있는 어려움은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쉽게 회복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축산업계의 대국민 약속선언은 꼭 지켜줬으면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왜냐면 이들이 국민들 앞에 내건 다짐이 있어서다.

“국민과 축산인 모두 행복하고 웃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축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흥남 편집인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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