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호 화마 급속도 덮쳤나…사고 원인 의문 증폭
대성호 화마 급속도 덮쳤나…사고 원인 의문 증폭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11.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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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신호 조차 못 보내
사망선원 사인 익사 추정
지난 19일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서쪽 해상 76㎞ 부근에서 대성호에 화재가 발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진은 현장으로 출동한 해경대원 등이 대성호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지난 19일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서쪽 해상 76㎞ 부근에서 대성호에 화재가 발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진은 현장으로 출동한 해경대원 등이 대성호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선원 12명이 탑승했던 통영선적 갈치 잡이 어선 대성호(29t) 화재 당시 선원들은 급속도로 번진 화마(火魔) 때문에 구조신호(SOS) 버튼조차 누를 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화상 때문에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던 선원 김모씨(60·사망)의 사인이 부검 결과 익사로 추정되면서 사고 원인, 경위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20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대성호의 항적을 표시하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에는 자동·수동으로 조난신호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이 없다. 대성호의 AIS 신호는 지난 19일 오전 4시15분 이후 끊겼다.

사망한 선원 김모씨(60)가 당시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발견된 점을 감안할 때 조업 후 잠을 자던 중 불이 나 변을 당한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여기에 대성호에 설치된 V-PASS(어선위치발신장치)에는 SOS 버튼과 일정 조건에서 작동하는 자동조난신호 기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지난 13일 오전 6시9분 이후 신호가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관계자는 “대성호 V-PASS 신호가 끊긴 지점이 차귀도 서쪽 72㎞ 부근이다. 육상으로부터 너무 거리가 멀어 신호를 잡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V-PASS 신호가 끊긴 시점이 사고 발생과는 연관성이 없을 것이라고 해경은 밝혔다. 대성호는 지난 19일 오전 3시까지 해상에서 다른 어선과 교신하며 조업을 진행했고 AIS 신호도 잡힌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해경은 김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결과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김씨의 폐가 익사자의 폐와 비슷하다는 게 부검의의 소견이다.

김씨는 얼굴 등에 2∼3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사인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해경 관계자는 “불이 급속도로 선체에 퍼져 선원 피해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은 인양이 이뤄진 후 정밀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9일 오전 7시5분쯤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통영선적 어선 대성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선원 12명 중 내국인 선원 1명은 숨졌다. 베트남 출신 6명, 내국인 5명 등 11명의 선원은 실종됐다. 대성호는 두 동강났다. 선수 부분은 침몰된 것으로 추정, 해경이 전파탐지기 등을 이용해 찾고 있다.

해상에 표류 중인 선미 부분은 인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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