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제주 건설업 부실, 업계 자생력이 관건
예고된 제주 건설업 부실, 업계 자생력이 관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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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4~5년전만 하더라도 제주는 말 그대로 섬 전체가 들썩거렸다. 연간 1400만명을 넘나드는 관광객과 나아가 제주 제2공항으로 상징되는 대규모 국책사업 계획발표는 제주에 대한 개발열기를 급격하게 끌어 올렸다. 그 결과 크고 작은 건설사가 우후죽순식으로 생겨났다. 그런데 5년을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전국적인 경기침체 흐름에 휘말렸고, 제주 지역경기는 지금 엄동설한이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후유증이 일고 있다. 급격하게 늘어났던 숙박업소들의 줄 폐업이 그것이고, 나아가 건설사들의 부진도 그 중 하나다.

이는 수치로 나타났다. 제주도내 건설업체 난립의 후유증이 현실화하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관내 건설업체는 지난달 기준 종합건설업 439곳과 전문건설업 1762곳 등 2201곳으로 도내 전체의 76.3%다. 그런데 건설경기 침체에도 올해 종합건설 22곳과 전문건설 150곳이 새로 등록하는 등 업체가 지난해보다 8%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2017년 대비 종합건설업 22곳과 전문건설업 121곳이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실‧불법업체가 속출하는 게 한편으로 보면 자연스럽다.

올해 국토교통부의 부실업체조기경보시스템에 적발‧통보된 제주도내 건설업체는 종합건설 82곳과 전문건설 147곳 등 229곳이다. 이 시스템에 적발된 업체는 2017년과 2018년 급증했다. 2017년 부실업체 통보는 총 331곳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전문 276곳‧일반 134곳 등 410곳이 부실업체로 지목됐다. 그동안 건설경기 호황을 틈타 업체가 난립하면서 과당 경쟁과 저가 수주의 악순환이 초래됐다. 때문에 우수업체의 수주 기회 차단으로 업계전체의 동반 부실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시장 상황 또한 녹록지 않다. 올해 제주시 건설업체의 공사 수주액은 지난달 기준 34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7%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건축공사가 24.3%, 토목공사가 35.7% 각각 줄었다. 이 같은 상황이 제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우리 경제는 투자와 생산, 소비 등 경제지표가 갈수록 악화하는 등 트리플 부진을 겪고 있다.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이 같은 상황이 더 나아지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방정부인 제주도의 재정투자 확대로 건설경기 회복의 마중물이 기대되지만 이 또한 한계가 따른다. 제주라는 제한된 시장에 많은 업체가 난립한다면 취약한 업체는 쓰러질 수밖에 없다. 답은 자명하다. 업계 스스로 자생력을 확보하는 길 뿐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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