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기술인력 기준 미달 많아...과당경쟁-저가수주 등으로 업계 동반 부실 우려 고조
수년간 지속되던 건설경기가 꺾인 결과 건설업체 난립의 후유증이 현실화하고 있다.
제주지역 부동산경기와 맞물려 호황이던 건설경기가 2016년 고점을 찍고 하강곡선을 그려 왔음에도 업체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경영난 악화에 따른 부실‧불법으로 내몰리고 있다.
17일 제주시에 따르면 관내 건설업체는 10월 기준 종합건설업 439곳과 전문건설업 1762곳 등 2201곳으로 도내 전체의 76.3%다.
그런데 건설경기 침체에도 올해 종합건설 22곳과 전문건설 150곳이 새로 등록하는 등 업체가 지난해보다 8%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2017년 대비 종합건설업 22곳과 전문건설업 121곳이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실‧불법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국토교통부의 부실업체조기경보시스템에 적발‧통보된 업체는 종합건설 82곳과 전문건설 147곳 등 229곳이다.
부실 유형은 자본금 기준 미달이 169곳(전문 99곳‧일반 70곳)이고, 기술인력 미달은 51곳(전문 39곳‧일반 12곳)이다. 시설장비 기준 미달은 전문건설업 9곳이다.
실제로 부실업체조기경보시스템에 적발된 업체는 2017년과 2018년 급증했다.
2017년 부실업체 통보는 총 331곳(전문 190곳‧일반 141곳)으로 부실 유형은 자본금 기준 미달 275곳(전문 150곳‧일반 125곳)과 기술인 미달 54곳(전문 38곳‧일반 16곳)이다.
지난해에는 전문 276곳‧일반 134곳 등 410곳이 부실업체로 지목됐다. 자본금 기준 미달 235곳(전문 129곳‧일반 106곳)과 기술인 기준 미달 84곳(전문 56곳‧일반 28곳)이다.
앞서 2016년 부실경보시스템 통보 업체는 230곳(전문건설업 146곳‧일반건설업 84곳)이었다. 부실경보시스템이 첫 가동된 2015년(자본금 기준 한정) 부실업체는 37곳에 불과했다.
그동안 건설경기 호황에 따른 부실 업체가 난립하면서 과당 경쟁과 저가 수주의 악순환이 초래되고 결과적으로 우수업체의 수주 기회 차단으로 업계 동반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올해 제주시 건설업체의 공사 수주액은 지난달 기준 34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7% 감소했다. 공종별로는 건축공사가 24.3%, 토목공사가 35.7% 각각 줄었다.
제주시는 연말까지 부실업체 실태조사를 벌여 영업 정지와 등록 말소 처분에 나선다.
제주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정체되는 추세임에도 신규 등록이 늘면서 부실‧불법업체가 증가하는 실정”이라며 “문제의 업체들을 퇴출해 업계 동반 부실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실업체조기경보시스템은 건설업체 재무·기술인·보증 등 관련 정보를 자동 분석해 상시적으로 건설업 영위를 위한 등록기준을 점검하고 불법·불공정 행위를 적발하고 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