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공사 재개 회의…또 '평행선'
비자림로 공사 재개 회의…또 '평행선'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11.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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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2구간 공사하면서 환경 관련 조사 하자"
시민단체 "법정 보호종 현황 및 대책 마련부터"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현장.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현장.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재개를 위한 회의가 열렸으나 각자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이에 따라 비자림로 공사 재개 시기는 불투명해졌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13일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에서 김상훈 영산강유역환경청장, 제주도, 비자림로 인근 지역주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자림로 도로확장사업 관계기관 조정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제주도와 지역주민 측은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구간 중 2구간(제2대천교~세미교차로·1.36㎞) 공사를 재개함과 동시에 환경 관련 조사도 진행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지역주민은 “최근 광주에서 첫 번째 회의를 가졌는데 당시엔 협의가 잘 이뤄질 것 같았다”며 “하지만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지역주민들의 불편도 장기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측은 “공사 구간에서 법정 보호종이 발견된 상황에서 일부 구간만이라도 공사를 재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4계절 생태계 조사를 실시한 후 환경영향 저감 대책이 도출된 후에 공사를 해야 한다”며 "그 이전에 공사 재개는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렇다 할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회의장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현재까지 관계기관 회의는 두 차례 열렸으나 제주도, 지역주민, 시민사회단체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공사 재개는 늦어질 전망이다.

김상훈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각자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면서 공사 재개 계획에 대한 부분은 논의하지 못했다”며 “조만간 제주 또는 광주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는 제주시 대천교차로부터 금백조로 입구까지 총 2.94㎞ 구간을 폭 22m로 확장하는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6월 28일 착공 후 삼나무숲 등 환경 훼손 논란이 일면서 같은 해 8월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계획을 수정해 지난 3월 공사를 재개했으나 지난 5월 30일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이행 조치명령을 내리면서 현재까지 공사가 멈춰선 상태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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