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창작과 이슈 집중 '두 바퀴'로 고교시절 꿈 키워요
자유로운 창작과 이슈 집중 '두 바퀴'로 고교시절 꿈 키워요
  • 홍성배 기자
  • 승인 2019.11.13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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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현고 ‘나만의 책 만들기반’과 ‘I.A.M’

감정을 글로 표현하니까 마음속의 문제들이 종이로 옮겨간 것 같아요.” “친구들과 다양한 논쟁거리에 대해 조사하고 토론하면서 견문이 넓어지는 것을 느껴요.”

오현고등학교(교장 이계형)에는 책을 쓰는 두 모임, 공식 동아리 나만의 책 만들기반과 자율 동아리 ‘I.A.M’이 있다. 이들은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추구하는 다양성과 사회의 이슈에 대한 집중 토론이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로 움직이며 꿈 많고 고민 많은 고교시절을 보내고 있다. 물론 그 결과물은 책으로 나온다.

김지연 지도교사는 우리 학생들이 책을 내기 위해 고쳐 쓰고 정리하는 과정 자체가 앞으로의 창창한 인생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피력했다.

공식 동아리 나만의 책 만들기반’=정말 다양한 이유로 한자리에 모였다. 동아리 이름이 매력적이라든가, 책을 써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든가. 선생님의 권유와 글쓰기에 관심이 있었던 친구는 물론이고, 다른 동아리에 들어갔다가도 친구 따라 이곳을 정착지로 삼은 경우도 여럿이다.

막상 동아리에 들어왔지만 글을 쓴다는 것, 특히 책을 만드는 작업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계속해서 쓰는 방향과 생각이 달라지기 일쑤고, 갈피를 못 잡고 무엇을 해야 할지 머리만 아프기도 하다. 살면서 책 한권 써보는 게 버킷리스트여서 가입했다는 경현이는 막상 써보니 책임감에 눌리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신후는 처음에는 책을 만드는 시늉만 하면 될 줄 알았다며 막막함을 표현했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던 민성이 조차 막상 쓰려니 주제를 정하는 게 까다로워서 애를 먹고 있다.

그래도 한 번 빼든 칼을 포기할 수는 없다. 막막하지만 함께 하는 친구들은 큰 힘이 된다. 친구들끼리 공동 시집을 구상하는가 하면 공포 스릴러물이나 단편소설, 시나리오 등 다양한 장르에서 구상하는 시간은 어려우면서도 보람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진우는 평상시 갖고 있던 생각을 시로 표현하면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경찬이는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면서 마음이 홀가분해진다고 했다. “모두가 자기만의 문제를 갖고 있는데, 이 같은 짐을 다른 데로 옮겨놓은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동아리 친구들은 비록 힘든 과정을 겪고 있지만 나만의 작품이 나왔을 때를 생각하면 그저 신기하고 벌써부터 마음이 뿌듯하다. 상진이는 책은 배운 사람이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쓴 책이 나오면 이상할 것 같다며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재곤이는 책은 보는 대상이기만 했는데 내가 쓴 책을 학교도서관에 보관하게 된다는 사실이 놀랍다동아리에 들어온 후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민성이는 자기의 내적인 세계를 문자로 표출해서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만든 게 책이라는 생각을 피력했다.

고교시절에 책을 써본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임에 틀림없다. 석현이는 잘 쓰지 못하는데 책이 나와 다른 사람이 읽으면 창피할 것 같다면서도 이번에 안 쓰면 기회가 없을 것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 과정에서 친구들과 자유롭게 떠들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은 빡빡한 고교생활에서 가질 수 있는 흔치 않은 덤이다.

자율 동아리 ‘I.A.M’=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우리가 누구인지찾아가는 활동을 해보자는데 뜻을 같이한 영빈, 원빈, 종환, 재권, 형근, 동준 등 6명이 모였다.

이들은 다양한 논쟁거리에 대해 고찰해보면서 서로 자극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동아리 이름 ‘I.A.M’Interact(상호작용), Attempt(시도), Motivate(자극)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 지었다.

이들은 사회 이슈에 대해 각자 주제를 탐구한 후 발표하고,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궁금증을 해소해 나가고 있다. 재권이는 중학교때부터 친구들과 이 같은 동아리를 생각했다고 한다.

모두 1학년인데다 월 1회 주제발표를 하기때문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지만 짧은 시간 속에서도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종환이와 원빈이는 처음에는 발표를 잘하지 못했는데 책을 읽고 여러 이야기를 하다 보니 평소 신경 쓰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철저한 준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형근이는 혼자서는 생각에 제약이 많은데 토론 과정을 통해 견문이 넓어지고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고, 동준이와 영빈이는 다양한 주제의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다고 장점을 말했다.

이들은 내년까지 활동을 이어간 후 2학년 말에는 그동안의 성과물을 사회이슈 보고서로 만들어 낼 생각이다.

무엇을 추구하는가 하는 질문에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먼저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다양한 관점을 접해보고 사고의 스펙트럼을 넓혔으면 해요.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독서나 사회 이슈에 대한 토론을 통해 균형 갖춘 학교생활을 하고 싶고요. 마지막으로 우리 친구들이 선의의 경쟁자로써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함께 성장하길 희망합니다.”

홍성배 기자  andhon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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