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는 공무원'
'일 하는 공무원'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9.11.1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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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일을 안 한다고 비판하는 도민이 많다. 그럼에도 대다수 공무원은 묵묵히 맡은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일을 잘하는, 자기 일처럼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도 많다.

그런 점에서 제주시 종합민원실이 지난달부터 추진하는 미등기 사정(査定)묘지 후손 찾아주기 시범사업은 주목 받을 만하다. 지금까지 270여 건 신청이 접수되는 등 반응이 폭발적이다.

미등기 묘지는 땅값 상승과 외곽지역 건축 활성화로 소유권을 놓고 분쟁이 늘고 있다.

제주시는 제적등본 등 서류를 일일이 검토해 묘지 상속인을 확인한 후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아 신청자에게 연락처를 제공한다. 국가소송까지 갈 사안인데도 행정의 중재로 토지주와 상속인이 만나 원만하게 묘지 터를 거래할 경우 송사 비용이 절약되는 것은 물론 행정력 낭비까지 예방된다.

같은 행정시임에도 서귀포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우려 등으로 사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법 판단이 필요한 개인 재산권 문제로 제적등본 등 열람은 행정의 범주 밖이란 이유다.

이에 부준배 제주시 종합민원실장은 호적(가족관계) 관장자는 제주시장으로 가족관계등록법 에 의거해 국가나 지자체가 직무상 필요에 따라 근거법령과 사유를 기재한 공문서를 첨부한 경우 교부(열람)할 수 있다상속인 연락처도 동의를 받고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제주시 종합민원실은 지난 6월부터 차타고 척척 민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정차 불편을 감안해 시민들이 차에 탄 채 민원서류를 발급받도록 한 시책이다. 타 지역에서 혼인 신고를 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최근 혼인신고 기념 포토존을 설치한 것도 같은 부서다.

안 그래도 제주시는 공무원 1인당 주민수가 302.7(전국평균 176)으로 서귀포시 160.8명보다 많은 등 근무여건이 크게 열악한데도 적극 행정을 펼치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2공항이나 생활인프라 등 굵직한 현안은 아닐지라도 도민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행정, 시민 불편을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시책이 활성화된다면 일 안 하는 공무원이란 비아냥은 사라질 것이다. 도민 삶의 질과 제주사회의 행복지수는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제주시 종합민원실에 큰 박수를 보낸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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