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 논란
정시 확대 논란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9.11.0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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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 1년 행사 가운데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험생과 그 가족은 물론 공공기관 등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항공기 이ㆍ착륙이 제한되는 등 온 나라가 하루종일 긴장감에 휩싸인다.

올해 수능을 앞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대입과 관련해 불거진 의혹은 대입 제도의 공정성 문제로 번졌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확대 검토를 언급하면서 대입 제도를 놓고 격렬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부가 지난 5일 13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07년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고 이후 학종으로 발전한 지 12년 만에 처음으로 시행된 조사다.

교육부는 조사단을 꾸려 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 등 학종 선발 비율이 높거나 특정 고교 출신 선발이 많은 13개 대학의 2016~2019학년도 대입 전형 자료를 분석했다.

실태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고교 유형별 서열구조의 고착화다.

고교 유형별 합격률을 보면 과학고ㆍ영재고가 26.1%로 가장 높았으며 외국어고ㆍ국제고가 13.9%, 자사고 10.2%, 일반고 9.1% 순이다.

과학고ㆍ영재고의 학종 합격률이 일반고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고교 소재지별로는 서울 지역 학생들이 지방 학생보다 학종 선발 비율이 훨씬 높았다.

일부 고교가 편법으로 과거 졸업자의 대학진학실적이나 학생 어학 성적 등을 대학 측에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나 학교에 등급을 매겨 학생을 평가하는 이른 바 고교등급제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자기소개서, 추천서에서 부모의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드러나는 내용이 들어간 게재 위반사항이 366건, 표절로 추정되는 자소서도 228건에 달했다.

특기자 전형에서 어학 능력 등을 자격ㆍ평가요소로 설정해 특정 고교 학생이 일부 계열에서 합격자의 70%를 차지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는지 여부는 물론 교직원 자녀의 ‘부모 찬스’를 썼는지, 고의적으로 자기소개서ㆍ추천서 기재금지 사항을 알고도 조치하지 않은 것인지 등 무엇 하나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 했다.

과학고ㆍ영재고-외고ㆍ국제고-자사고-일반고 순으로 고교서열화된 현황은 처음으로 통계가 제시됐지만 학종이나 정시모집 모두에서 같은 현상이 벌어져 학종의 불공정성으로 몰아가기 어렵게 됐다.

조국 전 장관 자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대입의 공정성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대입의 공정성 논란은 공교육 정상화 문제로 번져간다. 정시 확대는 고교 교육과정을 파행으로 몰고 간다는 점에 모두가 동의한다.

정시 확대론자들도 공교육 정상화에 대해서는 반대를 하지 않는다. 다만 학종이 과연 공교육 정상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은 이상적 생각이라고 비판한다.

사교육계에서는 학종 확대가 오히려 ‘금수저’들에게 더욱 유리한 기회를 제공했으며 이를 위한 사교육이 더욱 확대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육 단체에서는 학종이 그나마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양쪽 주장 모두 현실을 반영하고 있고 타당하다. 다만 전제가 중요한다.

전교조 등에서 주장하는 학종 확대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고른기회 전형 등의 확대를 의미한다.

전교조도 일반 학종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으며 내신성적을 바탕으로 하는 교과과정 학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시 확대론자들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학종의 확대에는 동감한다.

우리나라 대입 제도 변화의 전제 조건이 여기에 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이는 학생들이 결과에 수긍할 수 있는 투명성을 확보하면 된다. 교육 당국은 그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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