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문화의 새로운 정립을 위한 단상
효문화의 새로운 정립을 위한 단상
  • 제주일보
  • 승인 2019.11.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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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한 제주연구원 석좌연구위원·논설위원

우리나라는 2026년에 최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고 2030년에 한국 여성노인의 평균수명이 90.8세로 세계 최장수 국가로 될 것이고, 동시에 그때 9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이 약 50%에 도달할 것이며, 그리고 2024년에는 65세 이상 치매인구가 100만 명이 될 것으로 각종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 노인들의 빈곤율과 자살률은 OECD 국가들 가운데 최상위를 차지해 오고 있는 사실은 이제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이러한 노인문제에 직면한 국가 혹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제는 초고령사회 도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각종 정책 사업들을 추진해 나가고 있지만 부족하고 미흡한 게 현실이다. 특히 초고령사회와 핵가족 시대에 노인을 섬기고 존중하는 경로문화를 어떻게 복원해 나가야 할지가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가정에서나 주변에서 전통적 윤리로써 어르신을 공경하고 효도하는 사회적 윤리와 실천 규범을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에는 어르신에 대한 효도가 일상화됐고 어르신의 말과 행동에도 권위가 따랐고, 그리고 어르신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규범이 형성됐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커다란 거부감 없이 전통적 효도 문화에 순응했지만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요즈음 젊은이들이 어르신을 대하는 태도와 행동에 대해 어르신들은 대단히 실망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가 어르신을 위한 기념일(특히 노인의 날, 어버이날 등)은 매년 의례적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이 조그만 위안이라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르신을 위한 의례적 행사나 축제는 그것으로 족하다. 이제 초고령사회에서 진정으로 어르신들이 외롭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의 삶을 유지해 나가도록 효도의 가치와 방법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새롭게 성찰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필자는 지난 9월 초에 전북 익산시가 주관한 ‘2019 익산 효문화도시 조성 전략 세미나에 지정 토론자로 초청받아 참석했다. 핵가족과 1인 가구의 확산과 팽배, 그리고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전통적 가치와 윤리로써 효()를 현대적 의미와 가치, 그리고 제도적 지원체제 속으로 편입시켜 지역주민들이 일상생활의 실천윤리와 규범으로 복원시키려는 전략들을 마련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다시 말해 익산시가 지역사회 차원에서 어르신들을 배려하고 돌보는 섬김과 존경의 덕목과 윤리를 실천해 경로의 효문화를 새롭게 재정립해 가려는 효문화도시 조성 전략의 공론화 과정이 돋보였다.

익산시의 효문화도시 조성정책 전략에는 노인돌봄사각지대 완화를 위한 돌봄전달체계 개편, 마을단위 노인돌봄안전망 구축, 노후빈곤 예방을 위한 안정적 소득기반 창출, 그리고 효문화도시 조성 종합계획 수립 등이 제시됐다. 특히 새로운 효문화의 재정립 방식이 어르신과 젊은 세대 간에 수평적 관계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르신과 젊은 세대가 상호 존중과 배려 그리고 나눔을 실천해 나가는 효문화 실천 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점이 강조됐다.

제주도는 효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정책적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지? 물론 제주도는 어르신에 대한 각종 정책사업(소득보장, 보건의료, 일자리, 주거, 여가, 돌봄 등)과 고령친화도시 조성 관련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 사업들 속에 효문화의 재정립을 위한 종합적 접근과 방안들이 얼마나 함의됐고 또한 실천 전략들이 과연 담보돼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제주도는 익산시의 효문화도시 조성 전략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국제자유도시와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에서 어르신과 젊은 세대 간의 효문화의 새로운 정립과 실천 전략들을 깊이 있게 성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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