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등대 된 103년 역사 '제주 산지등대', 문화공간되나
무인등대 된 103년 역사 '제주 산지등대', 문화공간되나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11.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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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기획학교 소속 팀 ‘등대 섬’, 산지예술등대 프로젝트
103년 역사 산지등대 문화예술공간으로 변모 제안
해수부 현재 유휴공간 활용에 대한 계획 수립 중, 향후 공간 활용 촉각
산지등대

해양수산부가 올해부터 전국 등대를 유인등대에서 무인등대로 전환하고있는 가운데 유휴공간이 된 도내 103년 역사의 산지등대를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를 제안한 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기획학교 소속 도내 예비문화기획자 7명으로 구성된 ‘등대 섬’(지도 김해곤)은 최근 해수부 산하 제주해양수산관리단으로부터 7일 간 산지등대 공간을 대여받아 산지예술등대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이 제안은 최근 해수부로 전달됐으며 향후 산지등대 유휴공간 활용방향 설정에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지등대의 무인화로 생겨난 유휴공간은 총 3개동 262㎡ 규모다.

이들이 제안한 공간 구성은 등대 항로표시 방법인 빛, 소리, 진동에 착안해 크게 ▲산지집중국(소리의 방) ▲산지문화카페(빛의 방) ▲등대예술학교(움직임의 방)로 나뉜다.

산지집중국은 공간 기획‧운영을 위한 사무공간이자 예술 집중국으로, 산지문화카페는 카페와 전시, 워크숍, 세미나 공간으로, 등대예술학교는 예술체험을 위한 교육 및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상됐다.

이들은 산지예술등대 프로젝트 일환으로 8∼14일 산지등대 유휴공간 일원에서 기획전을 마련한다.

등대예술학교에는 산지등대 관련 기억수집 작업 및 미디어, 문학, 사운드(sound) 예술작품 등을 설치한다. 등대를 주제로 한 이승수 작가 초대전 ‘관계함’도 마련된다.

산지문화카페에는 전종철 미술가가 유색 필름을 활용해 햇빛의 방향에 따라 변화하는 방의 색을 표현한다.

이번 프로젝트 참여자에 참여한 도내 예비문화기획자는 류학렬, 송서은, 강민수, 윤종선, 이경순, 박미경, 길정훈 등 7인이다.

길정훈 예비문화기획자(45)는 “근대문화유산인 산지등대가 잊혀지지 않고 문화기획자와 예술가, 시민이 예술로 소통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를 지도한 김해곤 공공미술 전문가는 "산지등대는 사라봉 쪽에 위치해 있어 등반과 더불어 바다의 경치를 볼 수 있다. 이는 시민들이 모이기에 최적의 위치"이라며 "이를 잘 활용해 예술인과 시민이 소통하는 문화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 감포항 송대말 등대의 경우 해수부가 지자체와 협의해 등대 운영은 해수부가, 유휴시설 운영은 경주시가 맡게 될 예정이어서 향후 제주 산지등대 유휴공간 활용에 대한 해수부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진 제주해양수산관리단 항로표지팀장은 “산지예술등대 프로젝트의 취지가 좋아서 관리단에서 공간을 일주일 간 대여를 해주게 됐다”며 “본부에서 등대 활용 방향을 설정하면 공개적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계획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지등대 유휴공간 중 등대예술학교에서 펼쳐질 이승수 초대전 '관계항'
이승수 초대전 '관계항'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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