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전용차로 ‘효과’, 과제는 ‘점포민원’ 극복
버스전용차로 ‘효과’, 과제는 ‘점포민원’ 극복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1.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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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이른바 30년만의 대역사로 평가한 2017년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탄생한 대표적인 게 버스전용차로다. 대중교통차로로 명명됐지만, 제주 교통역사에 처음 탄생한 차도(車道)이다. 특히 중앙차로제는 종전 도로변에 위치했던 정류소의 위치가 도로 중앙으로 옮겨가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런데 극복해야 할 과제도 나왔다. 버스 승·하차 위치를 도로 중앙에 설치된 승차대로 옮기면서 상대적 손실감을 느낀 도로변 점포주들의 불만이다.

실제 버스를 이용해 본 시민들은 중앙차로와 가로변차로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느낀다. 이는 제주도의 공식 용역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제주도가 최근 한 전문용역업체에 의뢰해 제출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시 중앙로에 버스중앙차로를 운영한 결과 이 구간 대중교통 통행 속도는 종전 13.2㎞/h에서 19㎞/h로 43.9% 향상됐다. 특히 버스 이용객이 가장 많은 시간대인 오전 8시~오전 9시 사이 제주시청(아라방면)~제주여중·고(광양방면) 버스 이용수요는 25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가로변 차선은 속도증가세가 더뎠다. 가로변차로 운영 구간 속도는 12㎞/h에서 15.6㎞/h로 30%정도 빨라졌다. 가로변차로 구간의 버스 이용객은 개편 전 하루 평균 2만7200여 명에서 개편 후 3만2600여 명으로 19.8% 증가했다. 중앙차로 속도 증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유는 간단하다. 도로변 골목골목에서 튀어나온 차량들과 골목으로 들어가려는 차량이 가로변차로에서 교차하면서 중앙차로에 비해 더딜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버스의 정시성을 해치는 요인이다. 이를 위해선 지금의 가로변 차선을 중앙차로로 바꿔야 한다.

문제는 대로변 점포주들의 반발이다. 제주도는 당초 내년에 제주국제공항~광양사거리 구간에 버스 중앙차로제를 확대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점포주들의 반발로 이를 유예하기로 했다. 도로변 승차대가 도로 중앙으로 옮겨가면서 버스이용객들의 점포 앞 체류 시간이 줄어들게 되지만, 이를 점포의 매출감소로 연계해 반발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중교통 이용의 활성화는 도심 교통난 해소와 교통·자연환경 개선, 그리고 물류이동의 신속성 확보 등 그 당위성이 차고 넘친다. 때문에 버스 중앙차로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대도시 교통정책의 핵심이 된지 오래다. 그렇다면 도로변 점포 또한 변화하는 교통 환경에 대응하는 새로운 영업 전략을 만들어 이를 극복해야 한다. 수많은 버스 이용객들이 지금의 상황을 직시하고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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