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정쟁 멈추고 ‘도민의 기대’ 헤아려야
도-의회, 정쟁 멈추고 ‘도민의 기대’ 헤아려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1.04 1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자치제에서 이른 바 집행부로 지칭되는 지자체와 지방의회는 핵심적인 기구이자 기관이다. 지자체의 기능이야 두말 할 필요가 없지만, 지방의회는 지자체장들이 지역살림을 제대로 하는지, 주민들이 낸 세금을 허투루 쓰는 일이 없는지, 지역발전을 위해 예산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지를 결정하고 감시하는 기구다. 집행부는 이 같은 지방의회의 입장을 존중,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지방정부인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행태를 보고 있으면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물론 집행부와 의회가 동일한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정책과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렇지만 상대와 정반대의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들의 폭넓은 공감대, 즉 정당성을 기본적으로 담아내야 한다. 제주도와 도의회 간 제2공항 공론화 추진과 정무부지사 임명 등을 둘러싸고 잇따라 파열음이 커진다. 싫건 좋건 지난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쌓인 상대에 대한 응어리가 지금의 상황을 정쟁으로 보게 만든다. 앞으로 예정된 정례회 등에서 현안 해결 조율보다는 갈등의 골이 깊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양 기관은 행정시장 직선제 주민투표와 시설공단 설립 문제에서도 대립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지방정치의 중심이다. 앞서 민선 7기 제주도정과 제11대 도의회는 지난해 7월 ‘제주형 협치’ 실현을 위해 ‘상설 정책협의’를 갖기로 합의하면서 지역 현안 타개와 해법을 모색할 소통채널 창구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양측 간 입장 차 등으로 정책협의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못 하면서 ‘제주형 협치’는 빈말이 됐다. 지금 대다수 도민들은 제주도와 도의회 간 정쟁이 아니라 당장 하루하루 살림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방정치가 진정으로 도민들의 마음을 알고 정치를 하는 건지 반문이 이어진다.

언제부터 지방정치가 현실을 외면하고 도민들이 바라는 염원을 멀리 했을까. 도민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무엇이 시급한 걱정거리고, 어떻게 해야 안심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나 등을 외면한 채 자신의 입장과 생각만 고집하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 제주의 맏형 산업인 관광서비스업이 총체적으로 어렵다. 잇단 태풍에 이은 감귤가격 불안으로 상징되는 농업과 광어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수산업 또한 엄동설한이다. 이처럼 관광산업과 1차 산업의 부진은 골목상권 전체를 얼어붙게 한다.

도민들은 이런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답을 내놓을 것을 지방정치에 기대한다. 민심이 먼 데 있는 게 아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