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티끌모아 태산을 기대하며
어렵지만 티끌모아 태산을 기대하며
  • 제주일보
  • 승인 2019.11.0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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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영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 전문역

2019년이 앞으로 두 달 남았다.

무역협회는 올해 초 2019년 제주도 수출이 14%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현재 9월까지 제주 수출실적은 22% 감소했다. 통상 4분기에 수출물량이 증가했던 점을 고려해도 올해 수출실적은 2016년 수준으로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수출 부진이 우리나라 수출 감소라는 공식이 제주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는 거의 완전히 개방된 한국 경제 특성상 수출은 세계 경제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어서다.

반도체 수출기업 한 개 회사의 사정이지 제주도 농수축산물과 상관없다고 애써 외면할 수는 없다. 호황이든 불황이든 제주도 제품인 것이다. 다른 제품들이 그 자리를 대신 해 줄 힘도 사실은 없다.

올해도 예년과 다르지 않게 여러 가지 수출 여건 악화 요인이 있었다. 세계 경기 둔화, ·중 무역 분쟁 지속, 일본의 수입 규제 등이다.

이들 장애 요소 중 제주도 수출에 영향을 준 것은 세계 경기 둔화, 특히 반도체 수요 부진이다. 다시 말해 내수이든 수출이든 가장 기본적인 것은 시장의 수요다. 수출도 경제 활동인 만큼 수요와 공급에 기반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물론 제주의 경우 해외시장 수요는 많으나 실제 공급이 부족하거나 품질, 가격 등 세부적인 조건에서도 미흡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적 수요 감소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을 악화시키고 있다.

제주도 또한 2014년부터 모노리식 집적회로가 전체 수출을 주도해 왔다. 현재는 반도체 수출 감소가 전체 수출 부진을 초래했다. 과거 2010~2012년 수출 2위 품목이었던 음향 증폭기의 미국 수출이 감소하자 2013년 전체 수출이 줄어든 상황이 재현됐다.

또 하나 아쉬운 것은 농수축산물 수출이 지금보다 증가할 여력이 없다는 데 있다. 제주도 농수축산물은 200928000t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다 2016년 일시 회복되는 듯 보였으나 지난해 25000t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수산물은 심각하다. 2009년 이후 매년 감소 중이다. 물량이 훨씬 많은 농산물은 201423000t을 기록한 이후 감소추세에서 지난해 일시 22000t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농산물의 1당 평균 수출가격은 수산물의 10분의 1수준이다.

수출 주도 품목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하다. 과거 음향 증폭기나 지금의 모노리식 집적회로 같은 선두 주자가 앞을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당분간 새로운 품목이 나오긴 어렵다. 위의 2개 품목은 이전기업 생산 품목인데 최근 들어 신규 이전기업 유치가 거의 없다.

기존 농수축산품들은 이미 한계점에 봉착했다. 몇 년 전 화장품이 수출 유망 품목으로 떠오른 적이 있었다. 한때의 기대감으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육지 큰 기업들이 제주산 원료를 사용했다는 마케팅을 앞세워 덕을 크게 봤다.

IT기업들도 중국의 방해에 막혀 애로가 이만저만 아니다.

그렇다고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갈수록 수출기업 수가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고무적인 것은 많은 기업이 여러 가지 애로에 막혀 고전하고 있으면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시행착오 과정에서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을 쌓고 있다. 일부 수출기업 대표자는 전문가 수준의 능력을 갖추고 확실한 바이어만 기다리고 있다. 물론 도청을 비롯한 여러 수출지원기관의 수출 질적 성장기반 구축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다음 달에 무역의 날이 있다. 6개 수출기업이 300만달러 또는 100만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게 된다. 제주도 수출 품목은 2000150여 개에서 지난해 450여 개로 늘어났다. 당장 큰 실적을 보여주진 못하지만, 차근차근 누적되고 있다.

작은 것들이 쌓여 언젠가 태산이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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