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과 10월 제주를 강타한 가을장마‧태풍의 후폭풍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가을장마와 태풍 당시 물폭탄이 쏟아진 결과 지하수 수량이 역대급으로 불어난 후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비정상적으로 용출되면서 각종 침수와 역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시에 따르면 최근 도내 지하수(관측공)들의 수위가 제주시 하천을 범람시키는 등 기록적 폭우를 뿌렸던 2007년 태풍 ‘나리’ 당시에 버금갈 만큼 상승했다.
그 결과 제주시 삼양수원지에서 하루 6만t이던 용출량이 3만5000t까지 6배 정도로 불어났다. 이는 수원지의 용량 2만t을 훌쩍 넘는 수량으로 여수로를 설치해 넘치는 물을 빼내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해안지역 용천수 인근 오수맨홀에선 역류사태가 발생했다. 수량이 급증한 지하수가 용천수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수맨홀에서 솟구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시 화북1동 금산마을 안길에서는 용천수로 추정되는 물이 솟아나면서 도로와 주택 등이 침수피해를 입고 있다. 지하수가 지반이 약한 곳을 뚫고 흘러나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조 때는 지하수의 용출량이 더욱 늘어나면서 주민들의 피해와 불편도 커지고 있다.
화북동 외에 해안마을 곳곳에서 갑자기 물이 솟아나는가 하면 만장굴 내부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물이 떨어지는 등 지난 가을 내린 물폭탄의 크고 작은 후속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가을태풍과 장마로 엄청난 양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결과 지하수위가 태풍 나리 때 급상승했던 수치만큼 높아지면서 각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다만 지하수위가 지난달 22일을 정점으로 하강하고 있다. 피해별로 보수 공사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