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경기 하강 신호탄인가
소비심리 위축…경기 하강 신호탄인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0.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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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경기의 바로미터인 소비심리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경기불안을 느낀 나머지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9일 발표한 ‘10월 제주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도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99.3으로 기준값(100)을 하회했다.
이번 결과가 특히 주목을 모으는 것은 지수 하락세가 8월 달 100선 밑으로 떨어진 후 3개월 째 계속 떨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업경기실사지수와 함께 경제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를 예고해 주는 중요한 체감경기 지표다.
CCSI가 통상 실물경기를 3~4개월 정도 선행(先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해에는 경기하강 현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아무리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얘기해도 경기선행성이 매우 높은 체감경기 지표를 호전시키지 않고는 그것이 한 낱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경기를 안정적으로 회복시키려면 소비심리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소비심리를 살릴 만한 재료들이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길게 보면 고령화에 따른 연금이나 의료문제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확대돼 소비자들의 당장 씀씀이가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 각종 사회 부담금이나 세금도 늘어 쓸 수 있는 소득의 여유도 없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단기적으로 부동산 규제로 세금부담이 가중되는 데다 주택, 토지 등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른 바 ‘역자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소비심리 위축 요인이 되고 있다. 또 저성장 지속, 경제의 불확실성 등도 소비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소비심리 추락은 소득주도 성장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저임금을 받는 저소득 근로자의 소득을 높여도 소비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근로소득과 소비 간 연계 효과도 예전만 못하다. 은퇴 이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지갑을 쉽게 열지 못 하는 것은 주변에서 흔히 목격되는 현상이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줄어들면 백약이 무효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는 그동안 추진했던 정책에 문제점은 없었는지 점검해 보는 자기검열의 시간이 필요하다. 버릴 것은 버리고 고칠 것은 과감히 고쳐야 한다.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거나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각종 규제도 걷어내야 한다. 그래야 추락하는 경제를 돌려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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