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
통곡
  • 제주일보
  • 승인 2019.10.27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명석 한의사

환자를 보다 보면 좋아하는 처방이 생긴다. 본인도 침구치료를 하면서 좋아하는 혈 자리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통곡 혈이다. 통곡 혈은 한자로는 通谷으로 쓰인다. 이 혈에 한 번 맞으면 너무 아파서 痛哭(통곡)’ 하게 되는 혈 자리라고 우스개 소리로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무서워 할 혈은 아니다. 정확하게 그 혈 자리에 자입을 하게 되면 전혀 아프지가 않고 그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 통곡 혈은 새끼 발가락과 발등이 연결되는 제일 바깥 쪽에 위치한 족태양 방광경락의 수()에 해당하는 혈이다.

경락이란 버스 노선이나 철도 노선처럼 일정하게 기가 흐르는 노선이다. 이 노선을 통해서 우리 몸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시키며 그 노선 위에 있는 경혈을 통해 기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다. 족태양 방광경락은 인체 내부의 방광과 외부의 등과 허리, 다리 부분, 머리 부분을 연결시키는 광범위한 노선을 가지고 있는 경락이다. 그 노선을 보면 특이하게 주목할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방광의 경락이 뇌를 관통해 눈과 귀로 간다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스트레스가 누적이 되면 뇌에 안 좋은 자극을 주고 귀나 눈에 이상 증세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방광경락을 자극함으로써 뇌에 건강한 흐름을 유도하고 귀, 눈 등의 이상 증세를 조절 하게 된다.

족태양 방광경락의 경락선 상에 있는 통곡 혈은 수기(水氣)가 가장 많은 혈 자리로 이곳을 자극함으로써 방광경락의 노선에 수기(水氣)가 잘 통하게 해 열을 내리는 작용이 있다. 화병으로 인한 안구건조과 이명, 청력저하, 안검 경련, 안압상승, 불면 등에 응용을 해 볼 수 있다.

50대 남자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갑자기 한 쪽 귀에서 심하게 소리가 울리는 증세가 있어 병원에 입원하고 돌발성 난청을 진단받았다. 이 때 쓰게 된 혈 자리가 방광경락의 통곡 혈과 간 경락의 화()를 내리는 혈이다. 처음으로 귀가 뚫리고 조용해졌음을 느꼈다고 한다. 물론 그 병의 특성 상 자주 반복되는 면이 있어 지금도 치료 받고 있는 중이지만 통곡 혈의 치료 효능을 인정할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통곡 혈이 화병과 관련된 질환에 족태양 방광경락의 유주노선을 가지고 응용할 수 있는 자리라고 한다면 위에서 선택한 간의 경락은 화병이라는 병리적 차원에서 선택된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간의 기가 거꾸로 오르거나 울체하게 되는데 그 거꾸로 흐른 기운을 진정시키고 울체된 것을 푸는 데는 간 경락의 혈을 사용하게 된다. 즉 통곡 혈이 증세를 가지고서 치료를 하는 혈 자리라고 한다면 위에서 말한 간 경락의 혈은 원인을 보고 고른 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통곡 혈이 만병통치는 아니고 통곡 혈을 통해 경락 경혈을 화병에 응용하는 원리를 소개하고자 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사리사욕을 억제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