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반공기'로 음식물쓰레기 감량?...설익은 시책 논란
'밥 반공기'로 음식물쓰레기 감량?...설익은 시책 논란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9.10.27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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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주변 음식점 30곳서 시범 운영 추진...감축효과 등 실효성 의문
상수도 사용료 감면 등 혜택, 모범음식점-착한가격업소와 형평성 논란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식당에서 손님에게 밥 반()공기 주문을 받으면 상수도 사용료 감면 등 혜택을 부여하는 시책 추진을 놓고 실효성과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시는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11월부터 시청사 주변 음식점 30곳을 대상으로 공직자들이 참여하는 밥 반공기 주문제를 시범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제주시는 이들 업소에 반공기 그릇을 지원하고 홍보물을 제작배포하는 한편 상수도 사용료 감면과 종량제 쓰레기봉투 지원, 시설개선자금 우선 융자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관련 반공기 주문제를 통해 실질적인 음식물쓰레기 감량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보통 음식물쓰레기는 밥보다 반찬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반공기 주문제에 대한 혜택을 놓고 기존 모범음식점과 음식문화개선실천업소, 착한가격업소와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모범음식점 등에 상수도 사용료 감면과 종량제 쓰레기봉투 지원,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이나 식품진흥기금 우선 지원 등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제주시 모범음식점은 316, 음식문화개선실천업소는 103, 착한가격업소는 104곳이다.

모범음식점 등이 엄격한 심의를 거쳐 선정되는 것과 달리 일부 음식점을 대상으로 단순히 밥을 반공기 주문만 받는다고 사실상 동일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손님에게 일일이 밥을 한공기나 반공기로 주문할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도 번거로운 만큼 직원이 몇 명 없는 영세한 식당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음식점 관계자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취지에 공감하지만 밥 반공기 주문만 받는다고 각종 혜택을 주는 건 문제가 있다너무 즉흥적이고 설익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제주시는 반공기 주문제 운영 업소별 음식물쓰레기 감량효과를 분석한 후 확대할 방침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반공기 주문제 운영 음식점들을 모니터링 해 음식물쓰레기 처리량을 확인할 것이라며 반찬가짓수 줄이기 등도 병행하고 음식문화 개선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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