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빛의 스펙트럼, 대자연의 대지 예술
화려한 빛의 스펙트럼, 대자연의 대지 예술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9.10.24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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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중국 서부 닝샤-깐수-칭하이를 가다(6)
-일곱 가지 빛깔을 가진 칠채산(七彩山)
날씨와 빛의 강도에 따라 시시각각 다채롭게 색깔이 변하는 칠채산.
날씨와 빛의 강도에 따라 시시각각 다채롭게 색깔이 변하는 칠채산.

모든 색깔은 자연의 원리에 따른 것이겠지만, 지층에 일곱 가지 색깔이 비치는 현상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것도 날씨와 빛의 강도에 따라 시시각각 다채롭게 색깔이 변하는 특이한 현상을 일으키는 곳이 바로 중국 간쑤성(甘肅省) 장애시(張掖市)에 있는 칠채산’(七彩山)입니다. 다양한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다는 중국에서도 아주 드문 독특한 지형으로 평생에 한 번 볼까 말까한 자연경관지가 바로 이곳입니다.

다르게는 칠채단하(丹霞)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단하지모’(丹霞地貌)란 오랜 시간 동안 지질 운동을 거친 붉은색 사암이 풍화 퇴적작용으로 인해 단층화된 지형을 일컫는 말로 이러한 지형으로 인해 산이 7가지의 색깔을 띤다고 해 칠채산이라고 부른답니다.

중국에는 단하지모 지형이 총 7곳 있습니다. 광동성의 단화산, 복건성의 무이산과 대금호, 강서성의 용호산, 호남성의 팔각채, 귀주성의 적수, 감숙성의 단하지모 등이 그곳으로 이러한 독특한 지형이 무려 7곳이나 있다니 중국은 과연 땅이 넓은 만큼 각양각색의 자연지형이 참 많은 나라입니다.

칠채산 입구부터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어 한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겨우 입장했는데 버스를 기다리느라 또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일련번호를 보니 상당히 많은 버스가 오가는 듯하지만 대기 행렬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습니다.

칠채산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을 하던 차에 드디어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대기하던 사람들이 서로 먼저 타겠다고 우르르 몰려 혼잡했지만, 다행히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칠채산은 1~4구역으로 나눠 전망대를 올라 둘러보는 코스로 이뤄져 있습니다.

1구역 전망대에 올라 둘러보니 510에 걸쳐 알록달록한 산들이 무지개 병풍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룹니다. 다양한 색층을 형성한 붉은 사암 산들이 겹겹이 이어져 탄성을 자아냅니다.

산의 다양한 색 중 흰색은 소금이라고 합니다. 먼 옛날 이 지역이 아마 바다였을 거라고 동행한 한 학자가 설명해줍니다.

대자연의 대지 예술, 칠채산의 스펙트럼을 구경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들.
대자연의 대지 예술, 칠채산의 스펙트럼을 구경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들.

버스에서 내려 이곳저곳을 돌아보다가 다시 다른 버스가 오면 타서 다음 구역으로 옮겨가는데 시간이 허락한다면 그냥 천천히 걸어 다녔으면 했습니다. 그랬다면 좀 더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텐데. 정해진 시간 안에 돌아보고 주차장으로 모이라는 말을 들은 터라 서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코스마다 인파가 북적여서 사람 틈을 비집어 다니며 촬영하려니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올라가면 전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계단에 사람들이 끝없이 늘어서 있어 돌아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에 꼭 다시 찾아와 천천히 걸으며 이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겠노라 다짐해 보지만 언제가 될지.

이리저리 뛰느라 땀을 뻘뻘 흘리다가 어느덧 마지막 4구역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해가 기울어지는 시간이라 산의 색채감이 조금씩 달라지며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런데 해가 어쩌면 이리도 빨리는 지는지 잠깐 사이에 산 그림자가 드리우며 대자연의 대지 예술, 칠채산의 스펙트럼은 그 모습을 서서히 감춥니다. 참 아쉽습니다. 무지개가 만든 듯한 칠채산, 마치 병풍을 두른 듯 좌우로 끝없이 펼쳐지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산등성이는 색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킵니다.

여행하다 보면 크게 실망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떠나기 싫을 만큼 마음을 빼앗기는 곳도 있습니다.

한 달 만이라도 머물러 둘러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바단지린 사막 등 중국의 여러 오지 지역의 놀라운 모습들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이러한 오지들을 소개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지난 1월 자택에 작은 사고가 나면서 수년간 여행하며 촬영했던 사진들과 메모 자료들이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중국 서부 일부 지역 오지의 자료만 겨우 남아 이번에 연재하게 됐습니다. 중국 오지 기행은 이번 칠채산으로 마치지만, 다시 자료를 찾으면 그때 연재를 계속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다음 회부터는 또 다른 오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기자>

4구역 전망대에 오르자 어느새 해가 기울어지기 시작해 칠채산의 색채감이 달라지며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4구역 전망대에 오르자 어느새 해가 기울어지기 시작해 칠채산의 색채감이 달라지며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강민성 기자  kangm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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