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도진 제주방문 관광객 ‘고무줄 통계’
또 도진 제주방문 관광객 ‘고무줄 통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0.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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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는 과거나 지금이나 국가 또는 지방정부의 주요정책 결정과정에 없어서는 안 될 기본이다. 우리나라 통계의 출발은 호구조사로 보는 게 통설이다. 조선시대에는 지금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경국대전’에 호구조사를 3년에 한 번 진행하도록 명시했다. 1896년 9월 1일 고종은 서양의 근대적인 제도를 받아들이자는 갑오개혁의 일환으로 ‘호구조사규칙’을 공표했다. 이 호구조사규칙을 근대통계의 효시로 보고 규칙이 공표된 9월 1일은 통계의 날로 제정돼 통계의 중요성을 되새긴다.

통계는 첫째도 둘째도 신뢰가 생명이다. 통계에 신뢰가 빠지면 그 통계는 통계로서 가치를 상실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정책 전반을 불신하게 만든다. 그런데 지금 제주의 상황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나오는게 오히려 자연스럽다. 제주는 대한민국이 인정하는 국제관광도시다. 관광산업은 제주의 맏형산업이고,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그런데 지금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몇 명에 이르는지 모른다. 현실적으로 정확한 관광객수 산정은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나라 과학발달 수준과 특히 조사기법 수준의 향상 등을 감안한다면 최대한 사실에 근접한 결과물을 낼 수 있다. 그런데 제주는 딴 세상이다.

제주도가 매달마다 발표하고 있는 입도관광객 통계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제(16일) 열린 제377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의 제주도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승아 의원은 “제주도는 2018년 내국인 관광객이 1308만명이라고 발표했지만 개선연구를 통해 도출된 비율을 적용하면 180여만명이 부풀려졌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실제 상황이 이러니까 도민과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내국인 관광객이 회복세라는 걸 체감하지 못 하고 행정을 신뢰하지 못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통계 조사기법과 표본의 차이에서 오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두 개 연도를 단순 비교해 관광객 통계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답변했다. 옹색하기 그지없다. 이경용 도의회 문광위원장은 “통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할 수 없다”며 “관광통계의 오류는 제주도 관광산업 전반에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는 만큼 통계의 생산, 활용을 위한 인력, 예산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일갈했다. 제주도의 관광객수 통계에 대한 불신은 어제 오늘 나온 게 아니다. 그런데도 현재까지 고무줄 통계라는 불신이 이어진다. 제주관광정책의 민낯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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