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기획] “웰니스 관광 최적지 제주…농어촌 선도, 산업화해야”
[제주일보 기획] “웰니스 관광 최적지 제주…농어촌 선도, 산업화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0.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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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암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12. 제주관광사업의 새로운 돌파구

잔혹한 태풍, 예상치 못했던 가을 작물 피해…자연재해 대비한 단계별 대책 시급
제주 웰니스 관광 활성화 세미나 주제발표서 치유·힐링 관광콘텐츠 중요성 제언
최적화된 환경 갖춘 농어촌에 투자, 웰니스 산업으로 육성해 고용시장 창출돼야
웰니스관광 활성화 세미나 현장, 우리네 농어촌에 적극적인 인적, 물적 투자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웰니스관광 활성화 세미나 현장, 우리네 농어촌에 적극적인 인적, 물적 투자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잔혹하다. 올 가을 초입 제주도 농촌의 풍경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는 잔혹이라는 단어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양배추가 가득 차 있어야 할 밭에는 간신히 듬성듬성 남아있는 몇 개의 양배추의 흔적과 어떠한 환경에도 싹을 틔워 자라는 잡초들로 채워지고 있다.

마늘 밭은 물길이 만들어져 그 끝에는 마늘 무더기가 쌓여 있고 가엾은 아낙은 그것들을 망연히 쳐다볼 뿐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잦은 비로 파종을 하지 못 했던 농가는 예년보다 40여 일 늦은 파종을 하면서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725일 필자가 써 내렸던 칼럼을 읽어보면서 조금은 소름이 돋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역대급 강수량을 보였던 태풍 다나스가 제주를 휩쓸면서 많은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고 그 때 어르신들의 하신 말씀인 음력 6월에 태풍이 오면 3형제가 따라 온다는 얘기를 했다는 글을 옮겼었다. 단순히 경험에 의한 과학적 검증이 되지 아니한 말이라고 예사롭지 않게 흘렸던 말이 스쳐지나간다. 어쩌면 결코 우연이 아니며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예견된 재해였는지도 모른다.

밀감 과수원도 메밀밭도 침수를 피할수가 없었다.
밀감 과수원도 메밀밭도 침수를 피할수가 없었다.

팔순을 앞둔 집안의 형님께서 이미 60여 년 전에도 올 가을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때 월동작물은 보리가 전부였기 때문에 파종 전이라 농작물 피해를 얘기하지 않았었고 더더구나 많은 비가 오더라도 지하로 쉽게 함양시킬 수 있는 환경인 개발되지 아니한 곶자왈과 숨골이 많이 분포가 돼 있었다.

또한 도로가 포장돼 있지 않아 자연스레 물길이 형성되는 곳만 농경지에 대한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의 모든 피해는 치수에 대한 개념과 철학이 없는 개발에 의한 인재라는 것이 그 형님의 말씀이었다. 지당한 말씀이고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예상하지 못 했던 피해들에 대해서 작물 별로 재해보험에 가입된 농가는 그나마 다소의 위안을 받고 있지만 그렇지 못 한 농가는 피해 신고를 하고 막연히 조금이라도 보상이 되어 지길 기대하고 있다.

적어도 가을은 좋은 계절이어야 한다. 특히 농업인에게는 마음도 육체도 건강하고 살찌는 계절이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해 내기 위해서 검게 그을리고 깊게 패인 주름에 대한 보상의 계절이어야 한다. 농업인에 대한 계절의 배신이다.

하늘이, 중앙정부가, 지방정부가 우리 농업・농촌에 이러한 가학적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중앙정부, 지방정부는 예측 가능한 피해에 대한 대비 또는 언젠가 올 수도 있는 재해에 대한 단기・중기・장기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한 제주도 농업・농촌의 백년대계를 마련해야 한다.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우리의 농촌은 희망을 심는 곳이다. 아니 희망을 심어야 한다.

지난달 말 제주웰컴센터에서는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관광공사가 주관한 2019 제주 웰니스 관광 활성화 세미나가 개최됐다. 여행의 궁극적인 목표인 치유와 힐링을 위한 관광 콘텐츠와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주제 발표와 토론이 진지하게 진행되었다.

정신과 전문의사인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송인수 대표는 주제발표에서 Humble(소박함), Simple(단순함), Natural(자연) 그리고 자연처럼 소박하고 단순하기에 의도된 불편함을 통하여 자아를 찾는 충전의 시간을 준다는 철학으로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맞기 위한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꿰뚫어 10여 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고 수많은 시련들을 극복해 내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힐링(Healing)과 사이언스(Science)의 합성어인 힐리언스는 국가적 핵심과제이기도 하다. 그는 힐리언스 힐링 과학은 100세 시대의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추구해야 할 사명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하였다.

일반적으로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에게 제주도를 찾는 이유를 물을 때 그들은 한결같이 쉬러 온다고 한다. 과연 제주도에 와서 쉴거리는 무엇이며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그들은 제주관광상품은 그저 서비스가 전부인것처럼 여기고 그것이 제주관광의 한계라고 여긴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고품격의 웰니스 관광산업을 하기에 최적지인 제주도는 과연 그 상품의 개발을 위한 어떠한 노력을 전개했는지 궁금하다. 현 원희룡 도정의 정책공약사항에도 명시가 되어 있지만 아직은 선언적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우리의 농어촌이 나서야 된다. 웰니스 관광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 바로 농어촌이다. 농어촌의 환경에 대한 가치를 농어촌 주민들이 어떻게 상품으로 만들어 낼 것인가라는 숙제는 현지주민들만의 역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제주에 온 관광객들은 분명히 무엇인가 하기를 원하고 할거리를 찾는다. 제주도에도 20여 개 마을이 농어촌체험휴양마을사업자로 지정을 받아 소비자에게 치유와 힐링을 주고자 하는 많은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걸맞는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기획자 및 활동가들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흔히 칭하고 있는 체험사무장에 대한 지원도 극히 일부만 이루어지고 있어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추어지지 못하고 있다.

고부가 가치 산업인 웰니스 관광산업을 제주도의 농어촌에서부터 시작하고 이를 연착륙시키기 위해서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모든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정비해 나가야 한다. 어떠한 경우도 보편적인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형 웰니스 관광산업으로의 추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미 환경을 갖추고 있는 농어촌에 제대로운 투자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감정노동자는 치유와 힐링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 대상이 이미 700만명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우리네 농어촌의 환경에 과학적으로 검증된 코스에 대한 프로그램을 소비자와 공유하게 된다면 새로운 산업 형태로 자리매김함은 물론 새로운 고용시장이 창출될 것이다.

지금은 경험을 소비하는 시대이다. 즉 관광의 가치는 경험의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부가가치가 달라질 것이다. 광화문에서 서초동에서 다름을 인정하지 못 하는 부류들이 떠들고 있을 때 우리네 농어촌의 가슴은 썩어 문드러지지만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심고 있다. 태풍이 주고 간 상처가 크지만 우리는 이겨낼 것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우리네 농어촌은 웰니스 관광산업의 선구자로 농업만이 아닌 제주관광산업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분명히 다시 설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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