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피고인인 고유정(36)의 범행 당시 상처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201호 법정에서 고유정에 대한 5차 공판을 속행했다.
이날 증인 신문에서 고유정이 증거보전 신청한 오른손의 상처를 놓고 자해흔인지 방어흔인지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고유정 측 변호인은 상처를 치료했던 정형외과 의사를 증인으로 신청해 고씨가 전 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다친 일종의 '방어흔'(흉기 공격을 막으려다 생긴 상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검찰 측은 증거 보전 신청에 대한 감정서를 작성했던 법의학자를 내세워 고유정의 상처가 스스로 자해한 흔적이란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증인 신문 결과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우발적 범행인지 계획적 범행인지를 가릴 결정적인 기준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앞서 3차와 4차 공판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 감정관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 측은 각종 증거물의 혈흔에서 검출된 DNA와 졸피뎀이 피해자의 것이란 점을 지적했다.
반면 고유정 변호인은 혈흔과 DNA, 졸피뎀을 피해자의 것이라고만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점을 주장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