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 정신·포용력으로 전 세계 제주인 역량 결집해야”
“개척 정신·포용력으로 전 세계 제주인 역량 결집해야”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10.13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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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2019 세계제주인대회 제주아일랜드 디아스포라 포럼
재외도민·학계 등 탐라국서부터 이어져 온 ‘제주 정신’ 조명
출향해녀 삶 되돌아본 강영희 서부경남도민회장에 박수갈채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2019 세계제주인대회’ 제주아일랜드 디아스포라 포럼에서 주제발표자인 김봉현 원장, 고봉하 회장, 강영희 회장(사진 왼쪽 두 번째부터)이 한 자리에 앉아 대회의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임창덕 기자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2019 세계제주인대회’ 제주아일랜드 디아스포라 포럼에서 주제발표자인 김봉현 원장, 고봉하 회장, 강영희 회장(사진 왼쪽 두 번째부터)이 한 자리에 앉아 대회의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임창덕 기자

전 세계 제주인들의 결집을 하나로 모아 미래 제주를 위한 원동력으로 발휘하기 위한 열쇠로 제주 특유의 ‘개척정신’과 ‘포용력’이 꼽혔다.

‘2019 세계제주인대회’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제주아일랜드 디아스포라 포럼’이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재외도민들은 제주인에 대한 자긍심을 한껏 드러내며 미래 제주를 위한 발전 방안을 아낌없이 조언했다.

‘탐라국 성립의 현재적 의미’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대한민국학술원 회원)는 “자연환경이 풍족하지 않았던 화산섬에 고대국가를 건국해 1200여년간 독립국가인 ‘탐라’로 발전시켜온 전통 때문에 외부에서는 제주인의 ‘개척 정신’을 높이 평가한다”며 “‘용암을 갈아서 꽃밭을 일군 정신’은 세계 어느 곳에 진출하든지 용감히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얘기했다.

신 교수는 개척 정신과 함께 세계 속의 제주인의 특징으로 ▲적극성 ▲근면성 ▲정직성 ▲성실성 ▲주체성 및 자주독립성 ▲국제성 ▲과학적 합리성 ▲자기와 가족 그리고 고향, 민족과 국가, 인류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꼽았다.

신 교수는 “제주인은 특유의 덕성을 갖추고 배양하면서 지금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21세기 후반에는 제주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중요한 중심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속의 제주; 개방과 포용’에 대해 주제발표에 나선 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 원장은 국내·외 사례를 통해 제주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유럽 일대를 제패한 로마, 유라시아를 지배한 몽골, 전 세계에 경제적·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은 모두 ‘개방과 포용’을 통해 성공을 이뤘다”며 “제주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주민을 포용하고 문화를 공유해야 한다. 청정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개방성과 포용성을 가져야 지속가능한 미래 제주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고용하 글로벌 리얼티 인베스트먼트 엘엘씨(Global Realty Investment LCC) 회장(전 재미제주도민회장)은 ‘세계 제주인의 네트워크 증진 방안’에 대해 주제발표를 이어갔다.

고 회장은 “세계 제주인들이 고향 탐라의 미풍양속인 ‘신뢰시스템’을 현대적으로 제도화하고 가동한다면 고향 제주의 상품을 세계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세계제주인 네트워크 센터를 제주에 설립하고 세계 각국에 거점 센터를 운영해야 한다. 제주인 간의 시장 정보 교환과 분석이 동시적으로 이뤄진다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주제발표에 나선 강영희 서부경남제주특별자치도민회 회장은 출향해녀로 살아왔던 자신의 삶을 눈물로 되돌아보면서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강 회장은 “1947년 서귀포 표선에서 9남매의 맏이로 태어났다. 중학생 시절 동생들 학비 3450원을 납부하지 못해 학교를 중퇴하고 부산 영도로 넘어가 고모로부터 물질을 배웠다”며 “돈을 벌 수 있는 마을을 찾아다니며 닥치는 대로 물질했다. 당시 고된 일과 배고픔은 어떻게든 이겨낼 수 있었지만 물질하러 온 제주해녀들을 얕잡아보는 현지인들의 태도는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내 가족, 그리고 내 고향 제주를 위한 일이라면 누군가는 희생할 수밖에 없다고 마음먹고 현지인들이 못하는 일, 안하는 일을 도맡아 했다”며 “그렇게 30년을 사니깐 지역에서 주민자치위원장도 하고 경남 대표 100인, 거제 인물 30인에도 뽑혔다”고 얘기했다.

강 회장은 “이 모든 것은 65만 제주도민들이 저를, 그리고 출향해녀들을 제주도의 딸로 인정해주셨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출향해녀들은 제주의 딸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봉사하면서 살아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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