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기획] 억겁의 세월이 빚은 ‘돌의 숲’, 자연의 위대함에 감탄
[제주일보 기획] 억겁의 세월이 빚은 ‘돌의 숲’, 자연의 위대함에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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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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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중국 서부 닝샤-깐수-칭하이를 가다(4)
-황금색 바위 숲을 이룬 황하석림(黃河石林)
중국에서 장강 다음으로 큰 강인 황하강 줄기를 따라 기기묘묘하게 형성된 황하석림. 면적은 약 10㎢에 달하며 천태만상 기암이 늘어서 있어 마치 바위 숲을 연상케 한다.
중국에서 장강 다음으로 큰 강인 황하강 줄기를 따라 기기묘묘하게 형성된 황하석림. 면적은 약 10㎢에 달하며 천태만상 기암이 늘어서 있어 마치 바위 숲을 연상케 한다.

중국을 여행하며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참 땅이 크고, 그 큰 땅 안에 각양각색의 지형이 있고, 세계 4대 문명발상지답게 셀 수도 없는 많은 문화유산을 가진 나라가 바로 중국이구나.’

어떤 때는 부럽기도 하고 이 나라에 있는 것 중 작은 것 하나라도 우리나라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우리나라 곳곳에도 이에 못지않은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이 있지 않은가하고 위안을 해 본답니다.

하루는 문화유적지, 다음 날은 사막을 돌아 땅거미가 질 무렵 찾아간 곳이 황하석림(黃河石林)입니다. 언덕 위에 차를 세우고 내려다본 황하석림은 굽이쳐 흐르는 황하강과 어우러져 장관입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 그림처럼 마을이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타고 온 차량은 이 언덕 주차장에 세워둬야 해서 언덕을 내려가려면 셔틀버스를 타야 한답니다. 잠시 기다리다가 버스를 타고 언덕을 내려가는데 얼마나 가파른지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버스 운전사는 사정없이 속도를 냅니다. 손잡이를 얼마나 힘줘 잡았는지 어깨가 꽉 굳어 버스에서 내린 뒤 한참을 주물렀답니다.

황하석림은 중국 감숙성(甘肅省) 백은시에서 북쪽으로 약 70떨어진 경탄현 용만촌에 있습니다. 면적은 약 10400만년 전 연산(燕山) 운동으로 지각이 상승하고 강바닥이 내려앉으며 형성된 지대로 천태만상 기암이 늘어서 있어 마치 바위 숲을 연상시킵니다.

버스에서 내려보니 황하강 어귀를 따라 대추와 사과 농장 사이에 아주 아름다운 전원마을이 조성돼 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한 동네 주민이 신나게 피리를 불고 있는데 그 소리가 참 듣기에 좋아 오랜 여정의 피곤함을 잊게 해줍니다.

관광객들이 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황하석림 골짜기를 돌며 자연이 빚어낸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황하석림 골짜기를 돌며 자연이 빚어낸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보니 강가 주변이어서 그런지 약간 흐릿한 날씨에 가끔 안개비까지 내립니다. 이곳저곳 둘러보다 강으로 향했는데 동네 주민들이 나와서 통 양가죽 뗏목에 바람을 넣느라 분주합니다. 오늘 황하석림을 가기 위해서는 저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야 한다고 합니다.

마음이 급해서 허겁지겁 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강으로 나갔더니 어느새 많은 사람이 모여있습니다. 그사이 몇몇 팀은 출발해 황하강의 급한 물살에 떠밀리듯 흘러가고 있습니다.

누런 황토물인 황하강은 중국에서 장강 다음으로 긴 강이라고 합니다. 길이가 무려 5464로 청해성에서 발원해 산둥성에서 발해로 흐르는 중화 민족의 영혼이 깃든 강입니다. ‘1말에 진흙이 6라고 할 정도로 유수 중에 포함된 진흙 양이 많아서 1년에 138000t을 하류로 운반하고 있다고 합니다.

드디어 우리 일행 순서가 돼 통 양가죽 뗏목에 올랐습니다. 합판 한 장 정도의 크기에 손잡이 하나 없는 이 자그마한 뗏목 위에 4명이 앉았는데 움직이면 위험하니 꼼짝 말고 앉아 있으라고 합니다. 물살이 이끄는 대로 흘러가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인 황하석림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드디어 황하석림 골짜기로 향합니다.

골짜기를 돌아 들어가니 죽순(竹筍) 모양으로 우뚝우뚝 솟은 황금색 바위들이 각기 다른 모양으로 솟아 있어 장관을 이룹니다. 어떻게 이렇게 될 수가 있을까. 감탄을 자아냅니다.

그 옛날 황하강이 어떻게 흘렀기에 이러한 기묘한 조화를 만들어 냈을까. ‘달을 바라보는 바위’, ‘다섯 손가락 바위’, ‘물을 마시는 코끼리 바위등 수백만년 세월 동안 바람과 물 등 자연이 빚어낸 위대한 작품들을 보자 연신 탄성이 나옵니다.

골짜기를 돌며 황하석림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하던 가이드는 이제 케이블카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별로 높아 보이지 않아 그냥 걸어가는 게 어떠냐고 했더니 가이드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보는 황하석림 전경이 절경이다라고 합니다. 그 말에 얼른 케이블카에 올랐답니다.

산 위로 올라갈수록 넓은 사막지대에 형성된 황하석림의 경관이 펼쳐져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습니다. 날씨가 흐려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정상에 올라서니 발 아래 펼쳐진 황하석림은 가히 장관입니다.

황하강 물줄기가 만든 놀라운 바위산이 숲을 이루고 있는 황하석림. 22 굽이를 돌고 돌며 손에 손을 맞잡은 듯 이어진 바위산들은 웅장함을 자랑합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기자>

이 지역 주민들은 옛날부터 통 양가죽 뗏목을 타고 황하강을 건넜다.
이 지역 주민들은 옛날부터 통 양가죽 뗏목을 타고 황하강을 건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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