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의 ‘1회용품 감축운동’ 확산됐으면
애월의 ‘1회용품 감축운동’ 확산됐으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0.0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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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태풍과 집중 호우로 불어난 한천과 산지천을 타고 떠내려오는 쓰레기 더미를 본 사람들은 우리의 생활폐기물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새삼 절감했을 것이다.
한라산 여기저기서 행락객들이 버린 1회용품 쓰레기들이 쏟아진 폭우에 쓸려 ‘쓰레기 산’을 이루며 흉측한 몰골을 드러냈다. 이것이야 말로 마비된 시민의식의 적나라한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이 쓰레기 산의 실체를 분석해 보면 대부분이 비닐봉지·빈깡통·빈연료통 등 1회용품들을 쓰고 버린 쓰레기들임을 쉽게 알 수 있다. 1회용품은 편리한 대신 환경을 훼손하고 자원을 낭비하는 원흉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제주시 애월읍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벌이는 1회용품 감축운동은 매우 신선하고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애월읍 주민들은 아이돌봄을 위해 구성된 초인재돌봄협동조합을 주축으로 ‘애월읍 일회용품 없애기단’(애월단)을 조직해 ‘일회용품 없애기-쓰지말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애월읍 내 CU편의점 27개소에서는 8~18일 일회용품 판매가 중단되고 에코백들을 기부받아 CU편의점에 비치하는 ‘공유 에코백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애월단은 앞으로 애월읍내 448개 모든 편의점으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도 못 하고 특별자치도도 못 하는 이 일을 주민들이 하고있다니 참 훌륭한 일이다.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연간 배출하는 재활용 쓰레기양은 1회용 컵 510개, 비닐봉투 420개다. 일회용 컵은 전국에서 한 해 260억 개가 쌓인다. 1인당 비닐봉투 사용은 환경선진국이라는 핀란드의 100배에 달한다. 부끄럽게도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참에 우리 일상의 소비 습관들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배출량을 줄이지 않고선 쓰레기 대란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1회용품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영국·덴마크·스웨덴 등은 플라스틱과 유리병, 캔 등에 보증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내년부터 플라스틱 컵과 접시, 비닐봉지 같은 썩지 않는 1회용 제품을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 국제 원자재가 하락 등으로 재활용품 처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쓰레기 대란을 막으려면 포장재·일회용품 배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도민의 소비문화 개선을 유도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애월 주민들의 1회용품 감축운동이 전도에 확산됐으면 좋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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