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종 사과를 보며 극조생 감귤을 생각한다
조생종 사과를 보며 극조생 감귤을 생각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0.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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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제주도농업기술원 감귤아열대연구과장

대한민국 대표 과일 중 하나가 사과다. 우리가 아는 사과는 10월 하순 이후 수확하는 만생종이다. 일찍 수확할 수 있는 사과는 풋사과가 전부였다.

그러나 홍로라는 조생종 사과가 출현하면서 이른 추석에도 붉은 햇사과를 제수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사과 주산지마다 재배면적이 늘어났다.

그러나 올해는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홍로품종은 조기 수확은 가능하나 모양과 맛이 떨어지고 저장성이 낮은 품종이다. 무엇보다도 10월 하순이면 맛 좋고 저장성 높은 만생종 사과를 수확해야 하는데 저장고에 쌓여있어 더더욱 걱정이라고 한다. 또한 현재 가격도 지난해 40%, 평년의 60%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감귤관측조사위원회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해 노지감귤 생산량은 528000t으로 지난해보다 13% 증가할 것이라 한다. 열매 크기도 지난해보다 2.2크다고 한다. 감귤은 작아야 맛있다는 소비자 인식이 깊게 박혀 있어 걱정이 앞선다.

노지 극조생 감귤 수확을 앞두고 있다. 올해는 8, 9월 태풍과 잦은 비 등으로 지금 측정한 과실 당도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낮다. 이대로 간다면 올해 노지 감귤은 맛이 지난해보다 낮을 것이라 생각된다.

감귤은 맛이 없으면 소비자는 외면한다. 하지만 지금부터 노지감귤 당도를 획기적으로 올릴 방법은 없다. 그래도 지금부터 노력한다면 희망은 있다. 우선 품질 낮은 감귤은 적과해야 한다. 지금 시기부터는 적과를 해도 남은 과실이 더 커지지 않는다. 따라서 극소과, 대과, 병해충과 등 상품성 낮은 열매는 과감히 적과해야 한다.

그리고 수확기를 조금 늦춰 감귤 과피 착색 비율이 극조생 품종은 70% 이상, 조생종 품종은 85% 이상일 때 수확해야 한다. 수확 전 PLS에 허용되는 저장 병해 예방과 수확 직후 충분한 예조 후 저장, 출하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관리를 잘한다면 품질 좋고 맛있는 감귤을 만들 수 있다.

올해 노지감귤 갈 길을 사과가 먼저 알려주고 있다. 수확량이 많고 소비자가 외면하면 어떤 대책도 없다. 현재 사과는 봉지 소포장으로 대형마트를 통해 소비 촉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심리, 다양한 경쟁 과일의 생산량 증가 등으로 어려운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벌써 미숙 감귤을 출하하려고 수확했다가 단속되었다는 뉴스를 접하며 씁쓸함을 느낀다. 감귤 100년 역사를 부끄럽게 만드는 이런 뉴스는 올해가 마지막이 되길 소망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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