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가을태풍에 생존 위협 받은 벚나무들 꽃 활짝
잇단 가을태풍에 생존 위협 받은 벚나무들 꽃 활짝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9.10.0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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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불시개화 현상..."극심한 스트레스에 후계 남기려는 식물체 재생산 기작"

봄에 피어야할 벚꽃이 가을에 꽃망울을 터트리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봄꽃이 가을에 피는 이른바 불시개화현상으로 잇단 가을태풍의 내습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은 벚나무가 후계를 남기려는 본능적인 생리작용이란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최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와 안덕면 화순리 등에서 벚꽃이 핀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벚꽃들은 봄철만큼 활짝 피진 않았지만 나무 전체적으로 군데군데 꽃망울을 터트렸다.

고모씨(44)지난 주말 위미 벚꽃길을 찾았는데 벚꽃들이 피어있었다. 예뻤지만 한편으론 생뚱맞았다벚꽃이 철모르고 핀 모습에 이상기후 영향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형순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임업연구관은 최근 가을태풍이 잇따라 제주를 강타하면서 생존에 직접 위협을 받은 벚나무들이 후계를 남기려는 생리현상이라며 식물체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나타나는 재생산 기작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관은 식물체가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면 씨앗을 남기려고 개화시기가 아닌데도 꽃을 피워낸다. 철쭉, 진달래 등에서 비교적 많이 나타나고 벚꽃은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벚꽃의 불시개화 현상과 관련해 벚나무 잎이 꽃봉오리가 자라는 것을 막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태풍의 영향으로 잎사귀가 많이 떨어질 경우 꽃이 핀다는 전문적인 분석도 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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