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역도의 간판 김수경(제주도청)이 전국체전에서 개인 통산 50개 메달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50번째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이며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김수경은 7일 오후 서울 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역도 여자일반부 64㎏급 용상에서 122㎏을 들어 올리며 정상에 올랐다.
이 금메달은 김수경이 전국체전에서 제주도선수단에 선사한 50번째 메달이었다. 김수경은 제주중앙여고 1학년 시절인 2001년 제82회 충남체전에서 3관왕을 차지한 이래 지금까지 금메달 4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바 있다.
50번째 메달까지 가는 마지막 길은 험로, 그 자체였다. 지난 대회에서 49번째 메달을 따놓고도 ‘성공 시기’에 밀려 합계 4위를 기록, 50번째 메달에 실패한 데 이어 이날도 치열한 경쟁이 진행돼 결코 메달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먼저 치러진 인상에서 90㎏을 들어 14명 중 9위로 경기를 마감한 김수경은 장기인 용상에서 1차 115㎏, 2차 119㎏을 들어올리며 박민영(김해시청)에 이어 2위를 기록, 메달이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3차 시기에 김예라(원주시청)와 박다희(경남)가 121㎏에 성공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이 같은 엄중한 시기에 노장의 투혼이 빛났다. 김수경은 거친 호흡 속에 122㎏을 번쩍 들어올려 50번째 메달을 확정했고, 123㎏에 도전했던 박민영이 주저앉는 순간 메달 색깔을 금빛으로 바꿀 수 있었다.
최소 9살, 최고 15살 어린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대미를 장식한 김수경은 경기 후 “얼떨떨할 뿐이다. 동메달만 따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성원해준 도민들께 금메달로 보답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어 후배들을 키우는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수경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부터 메달과 관계없이 은퇴를 결심했다.
그런 김수경에게 후배들은 경기 내내 ‘제주 역도의 별 김수경 선수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19년을 이어온 노장의 마지막 도전을 응원했다.
홍성배 기자 andhong@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