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행락·감귤 수확철 교통안전은 ‘배려’와 ‘양보운전’으로
가을 행락·감귤 수확철 교통안전은 ‘배려’와 ‘양보운전’으로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0.0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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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병구.제주지방경찰청장

제주의 가을은 어느 지역보다 특별하다. 태평양을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해안도로, 억새꽃이 만발한 중산간도로, 울긋불긋 단풍 숲이 펼쳐진 한라산 횡단도로와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감귤밭 사이를 달리는 운전자들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풍광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제주의 가을은 어느 때보다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은 시기이기도 하다.

해가 짧아져 보행자 발견이 어려워지기도 하지만, 가을 관광객 증가와 감귤 수확이라는 제주지역의 특성이 반영돼 사고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사려니숲길 근처에서 관광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지며 배수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속도가 조금만 더 높아 전복 사고로 이어졌거나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행락철에는 이런 대형사고의 위험이 평소보다 더 높아진다.

감귤 수확을 하기 위해 새벽에 나가 저녁 무렵에 귀가하는 어르신들의 사고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매년 여러 건 발생한다. 사고 원인을 조사해 보면 허망하게도 어두워서 어르신들을 발견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여러 가지 특성으로 인해 제주도의 교통사고는 10~12월에 집중된다.

전체 사망사고의 33.5%가 발생하고 1~9월까지 월평균 6명이 사망하지만, 10~12월에는 50%나 증가한 9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자치단체와 협업해 야간 시간대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취약지점에 가로등과 투광기 설치를 확대하는 밝은 제주 만들기정책을 제주도와 함께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에서 추진 중인 도심권 제한속도 5030’과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차량의 속도를 낮추기 위해 구간단속 장비를 확대 설치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감귤 수확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을회관 앰프시설을 활용해서 주민들에게 저녁마다 사고 예방 홍보 방송을 하고 농축협의 협조를 얻어 조합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으며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를 만들기 위해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이라는 슬로건으로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버스와 정류장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도민들에게 알리는 홍보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행락철 맞춤형 교통안전 활동으로 단체 관광객 수송버스와 승합차 등의 안전띠 미착용 및 음주가무를 비롯해 음주운전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교통경찰과 지역경찰의 근무 시간도 사고 위험이 가장 높은 저녁 무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정해 보행자사고 위험 지역에서 안전 활동을 할 것이다. 특히 자동차 전용 도로가 아닌 일반도로에 전국 최초로 암행순찰차를 도입했고 난폭운전과 얌체운전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며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제주도의 교통사고는 심각하다. 정부는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 정책에 교통사망사고 절반 줄이기를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대비 9월 말 현재 전국 사망사고 발생율은 14.1%로 대폭 감소했지만, 제주는 오히려 1.9% 증가했다.

교통사고를 줄여 안전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절실하다. 배려하고 양보하는 운전문화가 정착될 때 자신과 가족의 안전이 지켜진다. 차는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추고, 사람은 길을 건널 때 손을 들고 건너는 습관을 실천해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한 제주를 만드는 데 동참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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