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손으로 만든 깨끗한 먹거리로 사회적 가치 키워요
바른손으로 만든 깨끗한 먹거리로 사회적 가치 키워요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10.03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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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인 제주] 11. 사회복지법인 평화의마을 ‘제주맘’

햄·소시지 등 전 제품 ‘흑돼지’ 원료
HACCP 이어 JQ 인증도 22개 획득
장애인 직업재활시설로 일자리 제공

로컬 푸드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장애인들에게는 최고의 복지인 일자리를 선사하고, 차별화된 고품질 생산으로 제주 제품의 우수성까지 알리는 ‘착한 기업’이 있다. ‘좋은 사람들이 바른손으로 만드는 깨끗한 먹거리’로 사회적 가치를 키워가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평화의마을 ‘제주맘’(대표이사 남시영·이하 평화의마을)은 제주를 대표하는 ‘상생’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품질이 곧 경쟁력

“햄과 소시지 등 축산물 가공품 시장은 사실상 대형 식품회사들이 장악하고 있어 지역 기업이나 소형 생산업체들은 여간해서 뚫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품질로 승부하자’는 다짐이 지금의 평화의마을을 있게 했습니다.”

햄과 소시지, 살라미, 스테이크, 돈가스 등 평화의마을에서 생산하고 있는 모든 제품의 원료는 흑돼지다. 그것도 지방이 적어 가공했을 때 깊은 맛을 내는 흑돼지 뒷다리만 사용한다.

2007년 도내 축산물 가공업체 중 최초로 국제식품위생규격인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평화의마을은 흑돼지 뒷다리도 모두 해썹 인증을 받은 영농조합에서만 냉장 상태로 공급받는다.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재료’를 써야한다는 게 남 대표이사의 고집이다.

가공하는 과정에서도 고품질 생산을 위한 노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평화의마을은 전 제품에 증량제를 넣지 않는다. 증량제는 말 그대로 제품의 부피를 인공적으로 늘려주는 첨가물이다.

남 대표이사는 “마트나 슈퍼에서 파는 햄 제품 중 일부는 가격이 굉장히 싸다. 심지어 원료인 돼지고기 값보다 싼 햄들이 판매되고 있는데 과거에 비해 제품 선택 기준이 까다로워진 소비자들도 아무 의심 없이 구매한다”며 “햄을 만들기 위해 돼지고기를 삶으면 수분과 지방이 빠지면서 35~40% 정도 무게가 감소한다. 햄 1㎏를 만들려면 돼지고기 1.3㎏을 써야 하는데 일반적인 가공 업체들은 증량제를 넣어 감소한 무게를 채우기 때문에 원료 값보다 싸게 팔아도 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량제를 넣지 않기 때문에 평화의마을 제품들의 돼지고기 함량은 100%에 육박한다.

여기에 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마늘, 대파, 양파, 당근, 버섯 등 채소류도 모두 제주산만 이용하고, 일부는 아예 직접 재배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 제고 앞장

제주산 원료의 함량이 높은 만큼 평화의마을에서 생산하는 햄과 소시지, 살라미, 스테이크, 돈가스 등 22개 제품은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우수제품 품질인증(JQ)을 받았다.

앞서 2013년에는 독일에서 열린 품평회에 8개 제품을 출품해 무려 6개가 금상을 받았다. 햄과 소시지의 본고장에서도 품질을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평화의마을은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시설로서, 장애인들에게 최대한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제조과정 대부분을 이들의 손에 맡긴다. 자동화된 공정이 아닌 수제품이라는 점도 평화의마을의 가치를 더욱 드높이고 있다.

남 대표이사는 “제주를 비롯한 국내는 물론 홍콩 등 해외에서도 시식 행사를 해보면 맛을 본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는다. 품질이 곧 경쟁력”이라며 “지속적으로 좋은 제품을 선보여야만 장애인들의 일자리가 보장되고 사회적 가치도 실현할 수 있다. 평화의마을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얘기했다.

인터뷰 / 남시영 사회복지법인 평화의마을 제주맘 대표이사

“JQ 인증, 우수한 품질 인정받은 것…재활시설 관심 절실”

남시영 대표이사
남시영 대표이사

“제주 기업의 우수성을 지역사회가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평화의마을 제품들은 다양한 판로를 통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제주에서는 특급호텔과 고급 리조트, 골프장 등에 납품되고 있으며, 육지부로는 백화점과 TV 홈쇼핑, 온라인 쇼핑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원료 선정에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식 제조업체도 평화의마을 제품들을 공급받고 있다.

남 대표이사는 “관광객이나 육지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지만 정작 도내 공공기관에서는 외면 받을 때가 있다”며 “시중의 동종 제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결식아동 급식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해도 거절당할 정도”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중증장애인 재활시설 제품을 이용한다는 것은 장애인들의 자립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며 “시설 대부분 제주산 농축수산물을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남 대표이사는 또 “JQ 인증 하나만으로도 이미 품질에 대해서는 인정받은 것”이라며 “많이 구매할수록 장애인 일자리는 늘어나고 사회적 가치도 커져간다는 점을 지역사회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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