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제주] '늪'에 빠진 제주 투자유치
[리포트 제주] '늪'에 빠진 제주 투자유치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9.10.03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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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환보유고 관리조치 정책·사드 보복 등으로 외국인 투자 감소세 전환
제주 이주에 '로망' 가진 기업들, 사업 부지·주거 복지 열악한 현실 부딪혀 '이중고'
투자유치 활성화 위해 '패러다임 재정립' 과제 부상

제주지역 투자 유치가 ‘늪’에 빠졌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관리조치 정책 시행과 사드(THAAD) 보복 등의 여파로 외국인 투자가 2017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국내 기업의 투자 유치도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른 지역이 경쟁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는 상황에서, 늪에 빠진 제주의 투자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투자정책 패러다임의 재정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 이전에 ‘로망’ 가진 국내 기업…현실은 ‘가시밭길’

지난달 17일과 18일, 제주도가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개최한 ‘2019 제주기업유치 설명회’에서 제주도에 이전 혹은 투자 의향은 밝힌 기업은 88개 달했다.

제주 이전에 높은 관심을 보인 기업들은 이날 제주도와 면담을 가졌지만, 사업 부지 확보와 주거 복지 등에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과 미팅을 진행했던 제주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제주 이전에 관심을 가졌지만 결국 기업 부지 확보와 직원의 주거 복지 부분에서 난색을 많이 표했다”며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제주만의 인센티브가 없는 것도 제주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3년(2016년~2018년)간 이전을 위해 제주도와 업무협약(MOU)를 맺은 기업 13곳 중 실제 이전을 완료한 기업은 두 곳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직접투자 감소세 전환…99%는 숙박·부동산업 ‘편중’

외국 투자 유치는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사태와 외환보유고 관리조치 정책 시행이 맞물리면서 어려움울 겪고 있다.

제주지역 외국인직접투자(FDI) 도착액은 2014년 5억5400만달러, 2015년 7억400만달러, 2016년 9억8700만달러로 증가하다 2017년 9억달러로 소폭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3억5600만달러로 급감했다.

이처럼 FDI 도착액이 감소한 이유는 중국 정부가 2016년 말부터 외국 부동산 개발·호텔 투자 제한 등 외환 보유고 관리 정책을 실행한 여파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제주에 대한 중국의 FDI 금액은 전년도에 비해 60.4% 급감했다.

외국인 투자가 숙박업 및 부동산업에 편중돼 있는 것도 문제다. FDI 투자 실적 중 숙박업과 부동산 사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2016년 41.4%에서 2017년 98.3%, 지난해에는 99%까지 치솟았다.

▲과제는 ‘투자 패러다임 재정립’

이 같은 사업 편중과 중국 자본에 쏠린 외자 유치 균형 회복을 위해 투자 패러다임 재정립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 패러다임 재정립을 위해서는 기존 관광, 부동산 분야에 집중됐던 투자 유치를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맞는 신성장 산업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행정당국 내부에서는 제주특별법 상 특례 제도를 개선해 신산업 유치 시 과감한 행·재정적 지원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외국 자본 투자 유치와 관련해서는 투자유치 대상 국가 다변화와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소송 여파로 대두되는 신뢰 붕괴 예방 등이 과제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투자자본의 신용도 및 투자 유익성에 대한 사전검증 강화는 시대적 요구이긴 하지만, 이 같은 제도 강화로 투자 유치 동력이 약화하고 있어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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