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개 오아시스 품은 사막…하늘처럼 광활한 모래벌판 장관
422개 오아시스 품은 사막…하늘처럼 광활한 모래벌판 장관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9.10.03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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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중국 서부 닝샤-깐수-칭하이를 가다(3)
-중국 4대 사막의 하나인 텅거리사막
텅거리사막을 찾은 관광객들이 낙타를 타고 사막 트레킹을 즐기고 있다.
텅거리사막을 찾은 관광객들이 낙타를 타고 사막 트레킹을 즐기고 있다.

오지 여행을 하면서 가장 많이 다니는 곳이 사막 지역입니다.

특히 몽골에서부터 내몽고를 돌아다녔을 때 사막을 많이 찾았던 것 같습니다. 몽골에서 중국의 서부지역으로 분포된 사막들은 중동지역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가장 규모가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막은 가면 갈수록 그 신비로움에 매료되기 때문에 더 찾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막은 황무지로 거의 버려진 땅이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체험의 현장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관광지로 부상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중동지역 사하라사막이 그러하고 중국에 있는 크고 작은 사막들도 관광지로 개발해 매년 수천만명의 관광객이 세계 각지에서 몰리고 있답니다. ‘불모의 땅기회의 땅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중국 4대 사막 중 하나인 텅거리사막(騰格里沙漠)은 감숙성, 닝샤회족자치구(寧夏回族自治區), 내몽고자치구 등 3개 성()의 접경에 있으며 우리나라에 매년 봄이면 황사의 고통을 안겨주는 황사 발원지 중 한 곳이기도 합니다. 동쪽으로는 허란산(賀蘭山), 남쪽으로 만리장성, 서쪽으로 아포뢰산(雅布賴山)과 접경하는 사막입니다.

텅거리란 몽골어로 하늘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늘처럼 끝없이 펼쳐진 사막은 모래가 71%, 호수가 7%, 산지와 벌판이 2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모래언덕을 오르고 내릴 때 이용할 수 있는 케이블카.
모래언덕을 오르고 내릴 때 이용할 수 있는 케이블카.

사막 중 7%만이 한 자리에 고정된 자갈사막으로 이동하는 사구는 평균 수십m 높이로 이동하는 모래산이라고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도 크고 작은 호수가 422개나 있는데 그 중 251개의 호수는 항상 물이 고여있어 사람들이 살고 있답니다.

이 사막 호수들은 지하에서 솟아나는 샘물과 빗물로 조성됐다고 합니다. 가장 큰 호수는 월랑호(月亮湖)로 사막의 품 속에 안긴 호방하면서도 고요한 모습을 하고 있고 거울같이 영적인 분위기를 풍겨 그 어떤 인간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원초적인 자연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찾아가 볼 수는 없었습니다.

황하강을 건너 사막 입구에 도착하니 거대한 모래능선으로 줄지은 케이블카들이 쉴새 없이 왔다 갔다 분주하고 그 아래는 모래썰매를 타는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중국 사막 관광지 어느 곳을 가나 사람들이 붐비지만, 텅거리사막은 입지적 조건이 좋아서인지 더 많은 사람이 몰려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모래능선에 올라서니 굽이져 흐르는 황하강의 웅장한 경관과 강남의 수려한 자연이 혼합된 독특한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낙타를 타기 위해 많은 사람이 줄지어 있고 한쪽에선 뭐라 소리치는데 자세히 보니 덧신을 대여하는 것 같습니다. 사막이라 신발에 모래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천으로 만든 덧신을 빌려 신고 돌아다니는 모양입니다. 인근 기념품 가게에서는 작은 유리병에 텅거리사막 모래를 담아 팔기도 했습니다. 중국 사람들의 상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 일행도 낙타를 타고 사막 트레킹을 하려고 했더니 나이가 많아 위험하다며 탈 수 없다고 합니다. 낙타를 타지 않고는 저 넓은 사막을 돌아다닐 수 없어 사정도 해 봤지만 결국 탈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걸어가는 데까지 가보자 하고 나섰지만,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사막을 걸어가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낙타를 따라 한참을 갔지만, 더 갔다가는 돌아오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울컥하는 기분에 나이가 들었다고 낙타를 못 타게 하는 이유가 뭐냐고 가이드한테 따졌더니 나이 든 사람들이 낙타를 타고 다니다가 사고가 자주 나서 그렇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호수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대신 그 주변을 돌아보니 예전에 찾았던 바단지린사막이나 향사막과는 또 다른 모습입니다. 마침 날씨가 흐려 사막 전경을 시원스럽게 볼 수는 없었지만, 정말 이름 그대로 하늘처럼 넓은 사막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행이 기다릴 것 같아 허겁지겁 달려왔더니 고생했다며 시원한 수박을 먹으라고 줍니다. 사막에서 먹는 수박 맛은 또 다른 별미였습니다.

내려갈 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던지 아니면 모래썰매를 타는데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모래썰매도 탈 수 없답니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중국 여행을 하다 보면 놀라운 것이 크고 작은 관광지마다 입구에 박물관이 있다는 것입니다. 도시는 물론이고 사막 관광지에도 박물관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러한 박물관들에 대해 각종 유물을 보관·관리해 후세에게 영원히 물려줄 유산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유물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기자>

모래언덕을 올라 내려다본 황하강. 굽이쳐 흐르는 웅장한 물줄기가 장관이다.
모래언덕을 올라 내려다본 황하강. 굽이쳐 흐르는 웅장한 물줄기가 장관이다.

 

강민성 기자  kangm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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