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자리 벗어던지고 '자신'이 되다
'엄마' 자리 벗어던지고 '자신'이 되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10.03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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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실 작가, 개인전 ‘오늘 잘 놀았어’ 개최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아트인명도암

 

전영실 작 '내 손을 잡아요'

엄마와 요양원, 치매,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화폭에 물들인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영실 작가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제주시 명림로 소재 아트인명도암 갤러리(대표 강부언)에서 개인전 ‘오늘 잘 놀았어’를 열고 있다.

전 작가의 모친에게 찾아온 치매는 두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지만 이들은 공포를 받아들이고 변화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택했다.

작가에 따르면 그의 모친은 치매 안에서 고달픈 삶의 무게를 훌훌 털어버리더니 어린아이처럼 티 없이 맑은 얼굴로 웃었고, 전 작가는 이를 엄마의 자리를 벗어던지고 본래의 자신이 된 모습으로 이해했다.

전 작가는 이러한 어머니와 요양원 속 사람들의 몸과 걸음걸이를 화폭에 담았다.

작품 속에는 하루종일 움직일 수 없는 몸도 있고 침대에 누운 채 하늘 높이 떠오르는 몸도 있다.

작품의 제목은 ‘내 손을 잡아요’와 ‘균형 잡기’ 등 삶과 죽음 사이의 균형을 잡고, 힘들어 하는 서로를 붙잡아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반영했다.

전영실 작가는 “우리 어머니는 놓아본 적 없는 어른이었는데 치매에 이르자 놀기 시작했고 하루하루 놀이인 날이 많아졌다”며 “엄마가 평소에 잘 놀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관객들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놀이하듯 술술 풀어보내기 바라며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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