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결혼 생활하기(2)
건강한 결혼 생활하기(2)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0.01 1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은숙 제주지방법원 가사상담 위원·백록통합상담센터 공동소장

신혼부터 부부가 자신의 고집만을 부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살면서 부부 간 갈등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부 갈등이 심해지면 협상하기보다는 승자와 패자만 남는 전쟁을 한다. 그래서 그 부부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내 마음을 이렇게 몰라주다니 이제 더 이상 지고 싶지 않다. 누구 좋으라고 상대방 편을 들어주냐라는 마음이 강하게 있다.

지난 회에 이어 갈등을 자주 보이는 부부의 특징과 건강한 생활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여덟째, 남편은 돈 버는 일을 하므로 가정의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부인은 가사와 양육에 전념하고 상대방이 하는 일에 대해 무관심하다.

그러다 보면 서로 대화가 실종되면서 배우자에 대한 관심도 사라진다. 부인은 일하는 남편을 위해 식사 준비는 물론 빨래도 하지 않는다. 남편도 질세라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는다.

네가 아침상 차려준 적 있냐?’, ‘너는 아이 기저귀 갈아본 적 있냐?’ 등의 이야기는 실제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혼의 원인 중 한 가지로 꼽힌다.

아홉째, 서로 불만이 있을 때 너 때문에라고 비아냥거린다. 상대방 탓을 하며 비아냥거리는 것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 자신에게 깊은 슬픔을 남기게 되는 대화법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부는 자신들의 대화법이 잘못된 것인 줄 모른다. 상대방을 비난하는 말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자신의 마음부터 표현하는 부부 대화법은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필자를 비롯한 가족 문제 전문가들은 부부가 혼인 신고할 때 부부 대화법만이라도 잠시 익힐 시간을 가진다면 참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부부 대화법은 어렵지 않다. “지금이 몇 시인데 지금까지 술 퍼먹고 있냐? 지금 안 들어오면 우리 볼 생각하지 마라고 하는 것보다 내 감정과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말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이렇게 말이다.

내가 뉴스를 보는데 당신이 큰 소리로 이야기 하면 나는 뉴스에서 무슨 소리를 하는지 들을 수 없어서 짜증이 난다.”

열 번째, 배우자를 칭찬하거나 격려하지 않으면서 지적은 최대한 많이 한다.

꼭 표현해야 아나?”, “부부, 부모 자녀 사이에 무슨 표현이 필요하나? 말 안 해도 다 안다등의 마음을 가진 경우도 많다.

그러나 가까운 사이일수록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표현할수록 표현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서로에게 미리 약속하는 것도 좋다. “하루에 한 번은 자신에게, 그리고 상대방에게 꼭 칭찬 한 가지씩 해주자라고.

어떤 분은 칭찬은 마음속으로, 지적은 입으로 한다. 그런데 그런 지적을 받은 상대방은 지적을 받은 횟수, 기간에 비례해 우울한 감정이 축적된다.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우울한 감정이 심해지면 가족에게 전염되기 쉽다.

열한 번째, 과거의 일은 절대 잊지 않고 있다가 싸울 때마다 들춰낸다.

어떤 남편이 필자에게 이런 하소연을 했다. “저 사람은 싸울 때마다 신혼 때부터의 일을 꺼내는데 한두 번도 아니고. 기억이 난다면 사과라도 할 텐데 저는 기억도 나지 않아요. 나중에는 저 사람이 죽든지 내가 죽든지 해야 이 잔소리가 끝나겠다이런 생각마저 들더라고요.”

그렇다. 같은 말을 하는 분은 섭섭한 마음이 잊히지 않아 계속하는 것이고, 듣는 분은 귀에서 피가 날 정도로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필자는 상담 중에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는 작업을 한다. 그래서 당시 상황이 눈앞에 펼쳐졌다고 생각하고 그때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서로가 그 마음에 공감해 보는 작업을 많이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마음속에 불만을 쌓아두지 말고 그때그때 즉시 문제를 해결하도록 조언한다.

불만을 말할 때는 너 때문에, 네가 잘못해서라고 시작하는 것보다 앞서 말한 대화법대로 하는 것이 좋음은 물론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