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선면의 매(鷹), 칠십리 창공을 날아오르다
표선면의 매(鷹), 칠십리 창공을 날아오르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9.2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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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영 문화기획자·관광학 박사

()는 맹금류 중 가장 날쌘 새다.

다른 맹금류에 비해 비행속도가 빠르고 검독수리나 말똥가리에 비해 몸집이 작아 기르기에도 적당하다고 한다.

꿩과 오리류, 작은 들새 등을 사냥하는 솜씨가 단연 으뜸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매는 옛 선조들이 즐겨 길렀었는데 고려 및 조선 시대에는 매의 사육과 사냥을 맡은 응방’(鷹坊)이라는 관청을 두기도 했고, 매를 기르고 다루는 사람은 그 시대의 장인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세화 간 일주도로를 지나다보면 오름의 정상 모양이 매() 부리를 닮았다는 매 오름을 만날 수 있다.

북동쪽 방면에서 오름을 바라보면 머리를 치켜들고 금세 날개를 치며 날아오를 듯 강인한 기상을 지닌 맹조의 자세를 관찰할 수 있다.

이 오름에는 전설이 전해져오는데 옛날 남해용궁의 율법을 어겨 제주로 귀향 온 남해용궁 아들 삼형제와 어려움에 처한 이 삼형제에게 선행을 베푼 박씨에 관한 이야기다.

옛날 남해용궁에서 제주로 귀양을 와 어려움에 처한 남해용궁 아들 삼형제에게 공덕을 베푼 박씨라는 사람이 있었다.

용왕의 지시로 제주섬이 바다에 잠기는 3일 동안 박씨는 매로 환생하는데 물고기로 변한 후 용궁으로 돌아가려는 용왕 아들 삼형제가 사냥 당할 것을 염려해 물고기가 보이더라도 사냥하지 말 것을 당부했으나 매로 환생한 박씨가 물고기를 향해 고개를 내미는 찰나 매 오름 정상의 봉우리로 변했다고 한다.

25회 서귀포 칠십리축제 거리 퍼레이드의 일환인 표선면 거리 퍼레이드는 이러한 표선면의 매 오름과 그 전설을 콘텐츠로 구성했다.

표선면의 매, 칠십리 창공을 날아오르다라는 제목의 퍼레이드에는 서귀포 칠십리 지축을 울리는 음악에 맞춰 매 모양 거대 인형이 등장할 예정이다.

열여덟 명의 어린이가 시민 워크숍을 통해 직접 만든 한지등으로 표선면 매가 행진하는 앞길을 밝히고 그 뒤를 다섯 마리의 작은 매들, 100여 명의 표선면민이 어두워지는 거리에 불을 밝히며 매의 비상(飛上)을 응원한다.

표선면에서는 이번 거리 퍼레이드를 위해 나만의 한지등 꾸미기와 작은 매 인형 만들기 등 시민과 함께 하는 소품 만들기 워크숍과 장다리 퍼포먼스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서귀포 칠십리축제는 축제 예산이나 참가자 규모 면에 있어서 산남지역 최대 축제다.

개최 25년째를 맞는 올해는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칠십리 거리 퍼레이드 개선을 도모해 서귀포시 관내 105개 마을의 문화 자원과 연계하는 킬러 콘텐츠 발굴과 퍼레이드 규모화와 활성화 추진을 통해 ‘105개 마을이 함께하는 와랑와랑 서귀포를 구현하고자 했다.

표선면을 포함한 17개 읍··동 주민들은 예를 들어 태흥 2리 옥돔, 혼인지 설화, 테우리코사, 홍로현청 등과 같은 마을 고유의 전통문화와 자랑거리 콘텐츠를 발굴하고 퍼레이드 조형물과 의상, 소품 등도 직접 준비했다.

칠십리 퍼레이드는 주요 도심지(천지동주민센터 교차로중정로동문로터리자구리공원 행사장) 1.4구간에서 진행된다.

17개 읍··동 지역 주민 외에도 군악대와 기마대, 브라스밴드, 퍼레이드 공모에 참여한 일반 참가자, 공연팀들도 함께 참여해 퍼레이드 분위기를 와랑와랑돋울 예정이다.

전설 속 매의 부활을 의미하는 표선면 거리 퍼레이드는 창공을 날고자 하는 꿈의 실현이며 희망찬 미래에 대한 바람이기도 하다.

날아보기도 전에 오름 정상의 큰 바위로 굳어버렸다는 전설 속의 매가 제25회 서귀포 칠십리축제 거리 퍼레이드에서 부활해 칠십리 창공을 힘차게 날아오르기를 고대해 본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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