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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熱)이란
열(熱)이란
  • 제주일보
  • 승인 2019.09.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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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호흡기 감염병 환자가 늘어나는 계절이다.

병원균의 종류와 감염 부위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이 난다. 병원균에 대항하여 환자의 면역이 만들어내는 사이토카인들이 열이 나게 하는 주범이다. 1948년 의사 베션(Paul Bruce Beeson)’이 백혈구에서 발견한 체온을 올리는 물질이 최초로 알려진 사이토카인이다. 이들은 뇌의 혈관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을 만들게 하고, 이 프로스타글란딘이 체온조절중추에 작용하여 체온의 설정값(set point)을 높인다. 체온을 올리라는 신호다.

그 결과 우리 몸은 갈색지방세포 등을 통하여 열을 발생시키는 한편, 피부 혈관을 수축시켜 열 손실은 줄이려 한다. 이 것으로도 부족할 경우에는 근육을 떨게 하여 열을 발생시키는데, 이 때 나타나는 증상이 오한(惡寒)’이다.

체온을 올리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든다. 신진대사를 10%나 증가시켜야 겨우 1정도 올라간다.

이런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체온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욱이 이런 현상은 사람 이외의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관찰된다. 흥미롭게도 냉혈동물도 아프면 따뜻한 장소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의하면, 열은 침입한 병원균을 제거하려는 방어 전략이라는 견해가 가장 유력하다. 1~4정도 더 높은 체온은 감염 후 생존율을 증가시킨다는 결과가 있고, 면역에 관여하는 세포의 개수뿐만 아니라 활동도 증가됨이 관찰되었다.

온도는 바이러스의 증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 감기 바이러스인 리노바이러스는 체온보다 낮은 온도인 35에서 더 잘 증식하므로 발열상태에서는 증식이 억제된다.

열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여 환자의 기력을 고갈시키고, 과도하게 신진대사를 올린다. 이런 이유로 특히 호흡기 질환이나 심장 질환, 열성 경련이 있는 소아의 경우 적절히 통제하여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열제는 체온조절중추에서 체온의 설정값을 올리는 프로스타글란딘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방해하는 약이다. 문제는 프로스타글란딘이 발열과정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위점막을 보호하거나 신장의 혈류량을 유지하는 데에도 중요한 물질이다. 따라서 과도한 해열제 사용은 위염을 유발하거나 신장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부작용 사례를 진료실에서 심심치 않게 만난다.

열은 병을 이기려는 우리 몸의 자구책이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명하게 해열제를 사용을 하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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