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열쇠 - ‘텔로미어’
장수의 열쇠 - ‘텔로미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9.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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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논설위원

‘텔로미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생명의 ‘회수권’이라고도 불리는 이 물질은 우리들의 세포 속에 들어 있는 것이다.
인간의 신체는 수많은 세포로 구성돼 있고 하나하나의 세포에는 세포핵이 있으며 세포핵 속에는 유전정보를 지닌 염색체가 있다.
이 염색체의 양쪽 끝에 ‘텔로미어’라는 것이 존재한다. 알기 쉽게 ‘구두 끈’에 비유하면 구두 끈의 양쪽 끝에 끼워져 있는 플라스틱 캡이 텔로미어다.
이 캡이 구두 끈 끝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는 역할과 같이 텔로미어는 염색체(유전정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써 혈압, 혈당치, 콜레스테롤 수치, 체중, 영양상태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 텔로미어가 온 몸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의 하나로써 주목을 받고 있다.
“인간은 모두 나이를 먹으며 늙어간다. 그렇지만 어떻게 늙어가는가를 크게 좌우하는 것은 세포의 건강상태이다”라는 말은 2009년 텔로미어 연구업적으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블랙번 박사와 공동 연구자인 엘리사 에펠 박사가 그들의 저서에서 기술한 것이다. 블랙번 박사는 “우리들 자신이 자기가 늙어가는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 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연령보다 젊게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건강상태에 차이가 보인다.
이렇게 되는 것은 모두 세포의 노화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세포 차원(레벨)에서 건강을 고려하는 것이 건강수명을 늘리는 궁극적인 대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그러면 텔로미어가 노화와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를 설명해 보자.
우리들의 신체는 피부, 머리털, 장기(腸器)세포, 심혈관계(系)의 내측을 덮고 있는 것 등 모든 장소에서 세포가 분열을 반복해 새로운 세포를 재생하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는 짧아져 간다. 텔로미어가 극단히 짧아지면 염색체를 방어할 수 없고 “세포분열을 정지하라”는 사인(sign)을 보낸다. 세포는 분열을 종료한다. 이렇게 되면 세포가 노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이 세포 노화의 원인의 하나라고 생각되고 있는 것이다.
블랙번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텔로미어의 길이(장단, 長短)에 관계하는 요인으로써 식사, 수면, 운동, 심리적 스트레스를 들고 있다. 해조류 섭취를 권장하는 데 해조류에는 세포 분열 과정을 조절하는 작용이 있으며 칼슘이나 마그네슘을 풍부히 함유한다. 칼슘이 세포에 이로운 작용을 많이 한다는 것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근육 수축이나 혈액 순환의 정상화, 산소의 작용이나 홀몬기능을 활발히 하며 면역계에 작용해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을 높인다. 마그네슘은 칼슘작용을 도와 준다.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있었는 데 중장년을 대상으로 집단적 연구를 실시한 바 해조류나 물고기를 많이 섭취한 사람은 10년 후 적색육, 정제식품이나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한 사람보다 텔로미어가 길었다는 것이다.
그 외로 텔로미어를 길게 하는 식품은 현미와 같은 곡물, 견과류 등이 있다.
다음으로 수면에 대해서 말하면 매일 5~6시간밖에 안 자는 고령자의 텔로미어는 짧은 경향이 있지만 7시간 이상 자는 고령자의 경우는 중년과 같던지 그 이상으로 길었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상처를 치유하는 효소가 있어 아무 이상 없이 수복(修復)되는 기능이 있다. 그러나 원상태로 돌릴 수없을 만큼 상처를 입었다면 병이 발생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수면 중에는 신체의 활동이 멈춰 수복 기능에 전념하지만 수면이 충분치 못 하면 수복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수면시간은 뇌가 휴식한다는 면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상처 받은 세포가 수복되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블랙번 박사도 그의 저서에서 “자기의 수면의 질이 양호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일수록 텔로미어가 길었다”고 보고 했다. <계속>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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