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의 청렴과 소통행정
맹자의 청렴과 소통행정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9.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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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용.서귀포시 대천동장

지인으로부터 맹자라는 책을 선물 받았다. 지인은 받아도 되고 받지 말아도 될 때 받는 것은 청렴을 손상하는 일이고 줘도 되고 주지 말아도 될 때 주는 것은 은혜를 손상하는 일이다라는 맹자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서 주는 것이니 청렴이나 은혜를 손상하는 일이 아닐 것이다라는 글을 담아 책을 내게 선물했다.

필자가 청탁금지법을 내세워 거절할까 봐 하는 마음이 묻어나 있는 것 같다. 청렴이야말로 이 시대 공직자의 가장 최우선 덕목이 되고 있으니 필자를 청렴하다고 인정해 주는구나 하고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필자에게 책 한 권 선물하면서까지 이 정도로 조심스럽게 해야 되는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된다.

맹자 공손추편에 선물과 뇌물의 차이에 관해서 이야기한 구절이 있다. 맹자가 제나라의 황금 백일()은 선물 받지 않고 송나라의 칠십일과 설나라의 오십일은 선물로 받았다. 이에 제자인 진진이 의문을 제기하자 맹자는 송나라의 것은 먼 길을 떠날 때의 여비이고 설나라의 것은 신변에 위험이 닥친 것을 알고 경호할 사람의 인건비였으나 제나라의 것은 사유가 없는 것이다. 아무런 사유도 없이 황금을 보내주는 것은 뇌물로 매수하려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당시 시대상이나 전체적인 문맥으로 미뤄 볼 때 맹자는 자신의 양심이나 금전의 쓰임새에 따라 뇌물과 선물을 달리 정의한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적 의미로 보면 받지 않은 백일과 받은 칠십일이나 오십일이 다른 것이 아니다. 명분이 있어서 받았다는 칠십일이 뇌물이 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를 살아감에 있어 2500년 전보다 더욱 청렴하게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아무튼 책 읽기 좋은 가을로 접어든 때에 책을 선물로 받음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이미 읽어 보기는 했지만 역시 고전은 여러 차례 읽을수록 그 의미가 쉽게 와 닿는다. 또한 역자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행정의 최일선 기관인 동주민센터에 근무하는 입장에서는 주민들과 어떤 마음으로 접해야 하는지 알게 해 주는 소중한 내용이 많은 것 같다.

양혜왕편에서 맹자는 우리 임금께서 여행하지 않으시면 우리가 어떻게 쉴 수 있으며, 우리 임금께서 여행하지 않으시면 우리가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겠는가?”라는 하나라의 속담을 예로 들면서 임금이 순방하면서 봄에 밭 가는 것을 살펴서 부족한 것을 보충해 주고 가을에는 수확하는 것을 살펴서 부족한 것을 도와주는 순방을 해야 한다고 했다. 즉 끊임없이 주민들과 접촉하고 소통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가을은 맹자를 통해 마음가짐을 더욱 단단히 해야 하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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