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연령 고령화’는 국가사회적 문제다
‘출산 연령 고령화’는 국가사회적 문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9.1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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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여성들의 출산 연령이 점점 고령화되고 있다. 고령 출산은 여성들의 가임기간이 줄어든다는 말이고 이는 바로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
또 출산시 산모와 아이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급격한 인구 감소를 뜻하는 ‘인구절벽’ 현상이 도래했다는 얘기가 된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호남·제주 출생 현황 및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주지역 산모의 평균 출산 연령은 32.76세로 2017년(32.57세)보다 0.19세 높아졌다. 평균 출산 연령이 2012년에 31.72세였는데 6년 만에 다시 한 살이 더 많아진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2020년에는 33세를 넘어설 것이 틀림없다.
산모들이 첫째아 출산까지 걸리는 평균 결혼생활 기간도 2016년 1.62년, 2017년 1.77년, 지난해 1.93년으로 점점 길어지고 있다.
제주여성들의 고령 출산 현상은 젊은 부부들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만혼(晩婚) 추세와 육아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취업난과 주거비 부담도 주요 요인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연애·결혼·출산 등을 포기한다는 ‘엔(N)포 세대’의 그림자인 것이다.
아울러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졌는데 결혼 후 발생하는 이른 바 ‘경력 단절’에 대한 부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젊은이들이 출산을 늦추고 그래서 아이 울음소리가 점차 사라지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근본 대책이 없다면 국가와 지역사회의 근본을 뒤흔드는 인구 위기를 모면할 길이 없다는 현실을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의지와 대책은 빈약하다. 무상보육을 공약하고도 그 비용 부담을 지역에 떠넘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러고도 정부가 젊은이들에게 애를 많이 낳아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고령 출산 현상을 국가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청년들의 가치관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무책임하며 부당한 일이다.
의지만 있다면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삶이 행복하고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면 젊은이들은 아이를 낳을 것이다. 그러려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여성의 경제·사회적 지위를 향상하고 보육·주거·교육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시간과 자원과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한 일이다. 젊은이들은 애 낳는 기계가 아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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