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닷속이 심상치 않다
제주 바닷속이 심상치 않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9.1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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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철 자연사랑미술관 관장

바다는 인류에 무한한 생명 자원을 공급하고 있다. 어디 생명 자원뿐일까. 바닷속에서 에너지를 개발하고 있어 바다는 국가에 중요한 자원 터전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마다 바다 영토 지키기에 혈안이다. 특히 바다가 생명의 터전인 섬 사람들에게는 바다는 귀중한 텃밭이다. 제주도는 사방이 바다다. 험한 바다를 일구며 살아 온 우리 조상들의 개척정신은 제주민 삶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태풍의 길목인 제주, 그 험준한 바다를 일구며 세계 속의 제주를 만들었다.

제주는 청정 해안을 자랑한다. 그런데 맑고 푸른 코발트 빛 바다, 이런 제주 바다가 언제부터인가 서서히 병들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그 우려가 이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동안 해안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을 시작으로 바다 오염은 날이 갈수록 수위가 더해졌고 이로 인해 곳곳에서 바다 사막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지만 그것을 그냥 방치해 버렸다. 당장 눈 앞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바다는 서서히 병들어 가고 있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부근 대규모 매립공사로 인해 물의 흐름이 방해돼 모래 유실 등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중문 강정천 일대도 주변 해군기지 방파제 시설로 인해 바닥에 퇴적물이 엄청나게 쌓여 해조류가 전부 죽어버렸다고 한다. 잠수부가 들어가 살핀 바닥에는 시커먼 퇴적물이 무려 2m나 쌓여있다는 것이다. 이런 곳에서 무슨 생명이 살 수가 있을까. 그 현장을 보는 순간 저곳이 청정 제주 바닷속일까?’ 하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다 가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하수를 처리하기 위해 시설한 도내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제대로 처리를 하지 않아 이물질이 기준치를 넘는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니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지역 하수종말처리장보다 그 수치가 엄청나게 높은 오염수가 바다로 버려지고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외국의 하수처리장에서는 처리하고 나온 하수가 변기용이나 정원수로 사용할 정도로 깨끗하다는 언론보도를 보며 기술이 부족한 것일까? 우리는 왜 안 될까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오래전부터 제주 해안가에는 바다와 너무 가까운 곳까지 각종 시설 허가를 내주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해안 바로 옆까지 여러 시설이 들어서고 있어 해안 오염도 걱정이지만 만약을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외국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때 하와이 와이키키 해안에 집중적으로 들어선 고층빌딩들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많은 국가가 해안가에서 최대한 거리를 두고 건축 등 각종 시설이 들어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제주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곳곳에 너무 과도하게 시설된 양식장도 문제다. 아무리 처리시설을 잘했다 해도 양식장에서 흘러나온 물이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해녀들은 말한다. ‘이렇게 가다가는 조만간 바닷속은 아무 것도 없는 황무지가 될 것이 아닌가하고.

제주 곳곳에 있는 계곡에 대한 정비도 문제다. 급류가 흐를 때면 인근 농지가 침수되는 것 때문에 하상 정비를 하면서 계곡을 마치 도로 모양으로 곧게 시설해 놓아 큰 비가 올 때면 여러 농지에서 흘러나온 흙탕물을 비롯한 각종 오염물질이 여과 없이 그냥 바다로 흘러가고 있어 이 또한 바다를 크게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상 정비를 하더라도 여과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 하는데 그냥 물이 빨리 빠져나가게 만든 것이 문제란다. 다른 지역 하상 정비처럼 계단식이나 물 흐름을 완만하게 해 머물 수 있게 하는 시설이어야 오염물질이 여과될 수 있다고 한다.

청정 제주 바다를 깨끗하게 지키는 것은 순전히 우리 도민들의 몫이다. 바다를 생명의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바다 오염을 줄이는 데 힘써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먼 미래 우리 후손들에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물려주는 것은 현재를 사는 우리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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