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광풍으로 제주인이 겪은 '복면의 세월'
4‧3 광풍으로 제주인이 겪은 '복면의 세월'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09.1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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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수 소설가, 최근 4‧3 장편소설 ‘복면의 세월’ 발간
양영수 제주대 명예교수

4‧3을 한국 현대사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고 나아가 남북통일까지 아우르는 소설이 탄생했다.

양영수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및 소설가는 최근 4‧3 장편소설 ‘복면의 세월’을 발간했다.

이 소설은 4‧3의 광풍으로 개인의 역사가 공동체 역사와 맞물려가는 과정과 이 사건과 같은 연장선상의 국내‧외 사건을 연결지어 4‧3을 바라보는 시‧공간적 시선 확대를 꾀한다.

줄거리는 주인공 문창주의 모친 이연숙이 해방 이후 문씨 집안의 씨받이 신세가 되는 기구한 운명부터 4‧3으로 인한 문씨 집안의 몰락, 연좌제, 베트남전쟁 등을 다룬다. 이후 소설은 오랜 세월에 걸친 이들의 마음 변천 과정을 그린다.

소설은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을 인물마다 다르게 표현한다. 이를테면 4‧3으로 집안이 몰락한 창주의 모친과 작은어머니는 반미, 세계 지배자 미국을 따라야 한다고 가르치는 교사와 6‧25참전용사 고모부는 친미 성향을 보인다.

양 교수는 이에 대해 “시‧공간적으로 더 확대된 시각으로 4‧3을 바라보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입장을 달리하는 여러 주인공들의 등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양 교수는 세계 시민의식을 드러낸다. 창주는 4‧3이후 연좌제로 인해 시험에 낙방,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다. 소설은 전쟁서 행해진 비리와 이에 저항해 탈영하는 미국 병사들의 모습 등을 담았다.

소설은 희망을 암시하는 열린 결말로 한국 현대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연결고리를 만든다.

창주는 4‧3이후 생사를 알 수 없던 부친의 북한에서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통해 그의 생존 소식을 알게 된다. 또 창주는 베트남 전쟁 도중사랑을 나눴던 베트남 여전사 팜호아가 그의 제주 농장에 왔다갔고, 그녀의 아들이 도내 외국인노동자로 고용돼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제2회 4‧3평화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양 교수는 “4‧3을 통해 우리는 세계인식의 깊이와 넓이를 더하는 소중한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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