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으로 봉분이 없는 미등기 묘지터에 대한 소유권 관련 소송이 늘고 있다.

도내 묘지는 마소의 접근을 막는 산담까지 있어 면적이 30~100㎡에 달할 만큼 상대적으로 넓은 가운데 장묘문화 변화로 이장된 후 묘지터가 후손들의 무관심 등으로 방치되던 중 최근 지가 상승과 건축행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소유권 관련 송사가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양 행정시에 따르면 제주시지역 미등기 토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만3788필지‧604만9000여 ㎡에 달한다. 서귀포시지역 미등기 토지는 2만4986필지‧417만2000여 ㎡다.

미등기 토지 중 묘지가 제주시는 90%, 서귀포시는 70% 이상일 만큼 압도적으로 많다.

미등기 묘지의 소유권 확인과 이전을 위한 소송과 주소등록 등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제주시내 미등기 토지 관련 국가 소송은 2015년 8건과 2016년 9건과 2017년 18건으로 미미하던 것이 2018년 76건으로 급증한 후 올해 현재 65건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송은 크게 두 가지로 묘지가 포함된 토지 소유주 등이 20년 이상 방치된 미등기 묘지터를 대상으로 점유취득시효를 원인으로 소유권 이전 소송을 제기하거나 반대로 상속인 등이 묘지터에 대한 소유권 확인 소송을 걸고 있다. 둘 중 취득시효 소송이 80% 정도로 많다.

소유권 확인 소송은 후손들이 미등기 묘지터의 존재를 확인하고 등기를 위해 과거 토지대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조상의 한자이름 등에 일부 오류가 있을 경우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조상의 이름이 일치할 경우 행정에서 주소등록이 이뤄진다.

제주시내 미등기 토지에 대한 주소등록은 2015년 343건과 2016년 492건, 2017년 518건, 지난해 409건에 이어 올해 364건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서귀포시 미등기 토지 국가소송은 2015년 7건과 2016년 13건, 2017년 11건, 지난해 7건, 올해 6건으로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서귀포시도 미등기 토지 주소등록은 2015년 64건과 2016년 83건, 2017년 72건, 지난해 100건, 올해 72건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원래 묘지인 탓에 등기 필요성을 딱히 못 느낀 채 관리되다 장묘문화 변화 흐름을 타고 이장된 후 상속인의 무관심 속에 묘지터만 남아 방치된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지가 상승과 외곽지 건축 활성화로 소유 가치가 커지면서 소송과 등록도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미등기 토지는 일제강점기 토지조사 당시 묘지 등에 대한 사정(査定)으로 대거 발생했다. 사정은 당시 소유자로 인정된 사람에게 조선총독부가 소유권을 인정한 행위다.

제주 묘지는 다른 지역보다 면적이 상대적으로 넓어 일제가 상당수 묘지에 지번을 부여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