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토평동에 거주하는 오봉국씨(87)가 제주감귤 68년 영농기록을 담아 소중히 간직해오던 63권의 일기를 감귤박물관에 기증한다.
5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달 제주감귤영농 1세대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지역 현지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씨를 통해 감귤영농일기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접하고 기증품 수증에 들어갔다.
이번에 기증되는 자료는 일기 형식의 기록물로 1949년 9월 1일부터 2018년까지 68년 동안 작성된 총 63권의 ‘감귤영농일기’다.
감귤박물관 김성욱 학예사는 “68년에 걸쳐 작성 중인 오씨의 일기는 감귤전문 영농일기로는 최초로 공개된 사례”라며 “1960년을 전후로 한 근현대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산업발전의 실체를 검토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또 “한 집안의 일생의례, 의식주 생활사, 서귀포시 토평 일대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사의 단상을 살펴볼 수 있는 내용들도 담고 있어 민속학적으로도 자료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오씨는 “일기는 분신과도 같아 늘 한 몸이었고 군대 생활 3년을 제외하면 몸이 불편한 날에도 결코 하루도 빠지는 일이 없었다”며 “혼자 두고 보는 것보다 감귤박물관에 보관돼 주변 여러 사람들이 함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귀포시는 6일 오후 감귤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오씨의 제주감귤영농일기 수증과 함께 기증식을 개최한다.
한국현 기자 bomok@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