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환경 후손에게 물려줘야”
“청정환경 후손에게 물려줘야”
  • 문서현 기자
  • 승인 2016.03.1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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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런 사우스콧
신제주인 데런 인터뷰 <박재혁 기자 gamio@jejuilbo.net>

“거대한 개발로 제주의 본질적인 아름다움과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서글프다. 제주의 문화유산과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임무다. 제주의 문화유산과 환경은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다.”

영국인인 데런 사우스콧씨(35)는 2007년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제주에 왔다. 처음부터 제주를 택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제주만의 독특한 방언, 신당, 굿과 같은 문화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제주를 알아 갈수록 더욱 흥미롭고 궁금한 부분이 늘어갔다. 이곳이라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제주에 정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우스콧씨는 제주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인권과 환경개발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환경정책 박사 학위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최근 제주가 개발붐으로 인해 급속하게 변화하는 모습에 대해 “제주에 처음 왔던 2007년 제주는 아주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세계지질공원 지정 등 개발지향에서 환경을 중요시하는 의식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관광객 등 제주를 찾았던 사람들이 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이주하는 사람도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문화는 바뀌지만 진정한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제주의 가치는 언어, 종교, 문화, 자연에 있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사회적 행복에 있어 매우 귀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우스콧씨는 제주의 문제점에 대해 “변화를 두려워 해서는 안되고 변화의 주체는 도민들이어야 한다. 즉 어떤 개발이든 시작부터 지역주민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대규모 개발들은 도민들과의 협의가 거의 없다. 제주의 핵심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후 도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우스콧씨는 현 제주의 관광모델에 대해서도 “현재 제주의 관광모델은 양적 성장이라는 임의 수치 목표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대형리조트와 같은 개발 프로젝트는 저품질, 대규모 관광을 장려한다. 이는 결국 제주 가치와 문화와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며 제주 본연의 가치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생태계와 제주 유산 보전을 위한 지속가능한 관광 프로젝트가 있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스스로를 제주인이라고 밝히는 사우스콧씨는 “단순히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보다 제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진정한 제주인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서현 기자  startto@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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