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전통적인 공동체 정신 ‘수눌음’을 통한 협력적 행정 추진
제주의 전통적인 공동체 정신 ‘수눌음’을 통한 협력적 행정 추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9.0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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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용.서귀포시 대천동장

수눌음이란 수눌어간다는 뜻으로 함께 품을 교환한다는 의미의 제주적인 품앗이의 한 형태라고 한다. 농사일할 때 이웃끼리 서로 돌아가면서 돕고 집을 지을 때, 지붕을 이을 때, 농번기에 김을 맬 때, 산에서 큰 나무를 끌어내릴 때, 방아 돌을 굴릴 때, 밭을 밟아줄 때, 마을 길을 닦을 때와 같이 일시적인 공동의 역사(役事)나 농사일에 힘을 합하여 협조하는 모든 것을 수눌음이라 부른다.

수눌음은 제주지역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정신적 지주였으며, 최근 행정에서도 이 수눌음의 정신을 살린 제주다운 공동체를 활성화하는데 진력하고 있다.

필자는 올해 85일부터 서귀포시 대천동으로 발령받고 근무하고 있다. 대천동에 와서 보니 제주다운 수눌음이 매우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동 행정에 있어서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통장협의회, 그리고 각종 법령단체와 자생단체들이 서로 힘을 합쳐서 협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단체들의 활동 하나하나가 주민들의 생활과 복지에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 주민들 스스로 지역의 일들을 걱정하고, 건의하고, 결정하는 등 명실상부한 주민자치의 모습이 보인다. 물론 제도나 예산에서 주민들의 생각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대천동은 모든 단체가 힘을 합쳐 살기 좋은 행복한 대천동을 만들어 낸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어르신을 위한 천원 사우나 친환경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한 감귤아카데미와 열매솎기 대천동의 매력을 찾기 위한 우리 동네 사진 공모전 단체별 환경정비 구역 책임제 공한지를 활용한 초록농장 힐링 공간 조성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힘을 합쳐서 전개하고 있다.

또한 신서귀포 지역의 교통과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여 일방통행을 제안하여 현실화하고 주차타워 설치를 위한 주차장 부지를 제안하는 등 지역의 어려운 일에 대하여 공동체 전체가 유대감을 가지고 하나가 되어 신명 나게 움직이고 있다.

이제 어느 한 사람이 큰 힘을 가지고 행정을 운영해 나가는 시대는 지났다. 사회가 다양화 다변화되었기 때문에 공무원의 역할이 축소되고 다양한 행위자가 행정에 참여하고, 협력하여야 한다. 또한 행정이 분권화세계화국제화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행정 이외에 민간 부문과 시민사회를 포함하는 다양한 구성원 사이의 소통과 네트워크 등이 강조되고 있다. 제주의 수눌음 정신을 살려 함께 협력하는 행정이 될 때 비로소 협치가 되고 진정한 주민자치를 이루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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