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스 아베
땡스 아베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8.2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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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제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한국천주교에서 성모승천대축일로 지내는 815일 광복절을 맞아 미사 중에 애국가를 4절까지 불렀다. 1절을 부르기 시작하니 목이 메고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2절을 부를 즈음에는 깡패 짓 하는 아베가 교차되면서 나는 전사가 됐다. 정말 오랜만에 감동적인 애국가를 불렀다. 국가와 민족을 까마득히 잊고 지내다가 군에 입대해 첫 기상나팔 소리와 함께 불렀던 애국가를 부를 때도 그랬었다. 아베 덕분이다.

아베의 횡포는 결국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를 불렀다. 우리를 얕잡아보는 일본과의 협정을 지속시킬 이유가 없다. 껄끄러운 일본에게 우리의 지형정보까지 주면서도 일본에게 받는 정보는 우리에게 의미가 없었던 손해 보는 협정이었다. 오히려 잘 됐다.

지소미아 같은 협정은 우리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미러 열강 속에서 그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설정돼야 한다. 우리의 중심이 동맹국인 미국에 쏠려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중국과의 협조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국제관계는 주고받음과 명분, 힘의 논리가 명확하다. 이념, 경제, 안보에서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우리의 줄타기는 필연이다.

이번에 아베 일본이 열강 흉내를 냈다. 트럼프를 따라하며 자신이 미국인줄 안다. 미국과 중국 같으면 버거운 상대라 수그려주고 눈치를 보겠지만 일본과는 자존심 문제다. 우리가 조금 약해도 일본한테는 결코 질 수가 없는 것이다.

존경하는 원로 분들로부터 일본에 각을 세우면 안 된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지만 일본과의 타협적 화해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강제징용 배상 철회 없이는 대화하지 않겠다며 철저히 우리를 무시하는 것으로 일관했다. 경제적인 압박을 가하면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응할 것이라 생각한 듯하다.

아베 덕분에 일본이 과거에 우리에게 어떻게 했는지 많이 알게 됐다. 치가 떨린다. 국권침탈을 통해 얼마나 많은 금을, 얼마나 많은 쌀을, 얼마나 많은 산림자원과 지하자원을 탈취해 가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징용하고, 얼마나 많은 죽음을 앗아 갔는지. 전 국토를 다 파헤쳐 가며 36년간 모두 가져갔다.

아베 덕분에 일본은 신뢰할 수 있는 이웃이 아님을 각성하게 됐다. 우리는 그 동안 일본을 한편으로는 미워하면서도 좋아했고 일본제품을 사는 데 거리낌이 없었지만, 일본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 제품들조차 사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 우리는 일본이 없어도 될 만큼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

일본이 표면적으로 강제징용배상 판결에 대한 불만으로 경제전쟁을 일으켰지만. 실재는 턱 밑까지 쫒아온 우리를 견제하고 남북경협을 통해 추월하지 못하도록 방해할 목적이 더 크다. 일본 우익은 전쟁이 가능한 소위 정상국가로의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앞으로도 그 침략적 야욕을 끊임없이 드러내며 우리와 맞설 것이다.

결론은 우리가 이긴다. 무역흑자 대부분을 우리에게 가져갔던 일본이 스스로 줄이겠다니 수출위주 한일 양국의 상대적인 피해는 우리보다 일본이 더 크다. 일본이 우리와 거리를 둔 틈새로 유럽이 손을 내밀어 우리를 도우며 기회를 잡고 있다.

반면에 일본은 지난 6년간 4400조엔을 찍어내며 세계1위의 국가부채를 해소하기 위한 소비세 인상, 트럼프와의 무역협상에서 주력수출산업인 자동차 수입관세를 양보해야 하는 상황으로 10월 위기설이 나돈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겐 자발적 불매운동으로 일치단결된 국민과, 정치 못하면 바로 갈아치우는 민주화된 국민, 문맹률 제로인 똑똑한 국민, IT 강국으로 정보력 최강인 국민이 있다.

여러 차례 일본을 오가며 깨끗한 도시, 맛있는 음식, 친절한 일본친구들 때문에 일본우익을 잊을 뻔 했다. 땡스 아베!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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