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산란일자 표시 전면시행…소비자 ‘안심’, 농가 ‘근심’
달걀 산란일자 표시 전면시행…소비자 ‘안심’, 농가 ‘근심’
  • 김지우 기자
  • 승인 2019.08.25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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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환경 등 정보 제공에 소비자 '호응'
양계농가, 재고 처리·가격 하락 등 '걱정'
'달걀 껍데기 산란일자 표시제'가 전면 시행된 지난 23일 도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달걀에 찍힌 산란일자를 확인하고 있다.
'달걀 껍데기 산란일자 표시제'가 전면 시행된 지난 23일 도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달걀에 찍힌 산란일자를 확인하고 있다.

“기존에는 달걀을 살 때 영양란, 왕란 등 종류만 보고 구매했었는데 이제는 산란일자까지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 안심이 돼요.”

‘달걀 껍데기 산란일자 표시제’가 전면 시행된 지난 23일 도내 대형마트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한 목소리로 제도에 호응을 보였다. 

달걀 껍데기 산란일자 표시제 시행으로 달걀 껍데기에는 산란일자 4자리 숫자를 포함해 생산자고유번호(5자리), 사육환경번호(1자리) 순서로 총 10자리가 표시된다. 

이에 소비자는 달걀 껍데기에 표시된 앞쪽 4자리 숫자를 통해 산란일자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육환경 등 달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주부 강모씨(63)는 “가장 많이 먹는 식품 중 하나인 달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심이 된다”며 “이제는 우리가족의 건강을 위해 달걀 종류와 더불어 산란일자, 사육환경 등을 반드시 확인해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허모씨(29)는 “마트에 붙여진 홍보물을 보고 산란일자 표시제가 시행된다는 걸 알았다”며 “그동안 살충제 달걀, 항생제 달걀 등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있었는데 이런 제도 시행으로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날 도내 대형마트 3곳을 확인한 결과 모두 산란일자가 찍힌 달걀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 달걀은 포장지로 인해 내부에 표시된 산란일자를 확인할 수 없었다.

소비자들이 호응을 보이는 반면 양계농가들은 재고 처리 문제, 가격 하락 등에 근심을 나타내고 있다. 

도내 한 양계농가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유통기한 하루라도 더 긴 우유를 사듯 달걀도 갓 나온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신선도에 문제가 없는 달걀이 팔리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납품처 역시 하루라도 늦게 생산된 달걀을 원한다. 산란일자가 어느 정도 경과된 달걀은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식약처가 전면 시행 한 달을 앞두고 지난 7월 시중에 유통 중인 달걀의 산란일자 표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산란일자 표시 비율은 88%로 나타났다. 규모별로 대형마트는 99%, 중소형 마트는 69%였다.

식약처는 영업자가 달걀에 산란일자를 표시하지 않거나, 산란일자를 허위로 표시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김지우 기자  jibrega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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