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의견차 ‘극명’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의견차 ‘극명’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08.22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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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22일 성산국민체육센터서 공청회 열고 의견 수렴
용역진 “식생·동물 등 영향 미미…조류 충돌 가능성도 낮다”
반대 측 “평가 자체 졸속 추진…동굴·숨골 등 조사도 미흡”
22일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여향평가서(초안)공청회가 열렸다. (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22일 서귀포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공청회'가 열렸다. (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제주 제2공항 건설 과정에서 초래될 수 있는 환경 영향에 대한 평가를 놓고 공청회가 열린 가운데 사업 시행 측과 반대 측이 극명한 의견차를 보였다.

특히 공청회 과정에서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찬성하는 주민들 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갈등이 증폭됐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오후 2시 서귀포시 성산국민제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국토교통부와 용역진인 선진엔지니어링 및 포스코건설 관계자를 비롯해 주민 대표 6명, 성산읍 주민 100여명이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발표한 김현수 선진엔지니어링 상무는 “동굴지질 현황을 조사한 결과 동굴 입구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고, 문화재적, 경관적, 학술적 가치가 있는 동굴 분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검토됐다”며 “활주로와 유도로, 계류장 등 시설 위치를 고려한 시추조사에서도 동굴로 추정되는 구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식물상 및 식생의 변화는 미미하고 동물 역시 이동성이 높아 주변 지역으로 회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정보호종도 행동반경이 넓어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항공기와 조류의 비행 고도가 달라 충돌 가능성도 낮고, 항공기 이·착륙시 발생하는 진동이 동굴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영웅 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국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 자체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며 용역진의 의견을 반박했다.

이영웅 사무국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착수하기 전에 협의회를 구성해 조사 방법과 범위 등을 정해야 한다”며 “그러나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협의회가 열리기 전에 동·식물상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심의를 거치지 않은 미흡한 기준으로 이미 조사를 마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사 횟수도 동물상은 1회, 식물상은 2회에 그쳤다. 조류는 겨울에만 조사해 여름 철새가 누락됐고, 양서·파충류 조사는 관찰 빈도가 높은 시기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히 조류는 종에 따라 비행 고도와 행태가 각기 다르다. 조류 충돌 가능성을 판단하는 과정에 이를 간과했다”고 강조했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숨골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

홍 공동대표는 “조사단을 꾸려 확인한 결과 단시간에 69개의 숨골을 찾았다. 공항 건설로 숨골이 막히면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지하수 유입도 차단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현수 상무는 “동굴과 숨골에 대해서는 다시 세부적으로 살펴보겠다. 조류와 동물상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관찰한 부분을 평가서에 포함시키겠다”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됐는데 모두 검토해서 본안 작성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전진 국토교통부 사무관은 “앞으로 남아있는 환경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절차와 용역도 좀 더 면밀하게 진행하겠다”고 얘기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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