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과 함께 강등권 탈출의 시동을…
팬과 함께 강등권 탈출의 시동을…
  • 홍성배 뉴미디어국장
  • 승인 2019.08.2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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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제주유나이티드가 심상치 않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더니 수차례 리그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줄곧 하위권을 맴돌다가 가장 밑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인’. 현재 K리그1에서 공공연하게 쓰이는 표현이다. 경남FC, 제주유나이티드, 인천유나이티드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이들 3개 팀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26라운드가 끝난 현재 이들은 잔류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놓고 그들만의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9위 포항의 승점이 29점이지만 이들 3개 팀은 어느 한 팀도 20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10위 경남이 19점이고,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진 인천이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하위 제주는 승점 18점으로 그보다도 한발 더 처진 상황이다.

제주의 이 같은 추락은 어쩐지 생경하다. 지난해 15경기 무승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리그 5위를 차지하는 등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연고지 이전 직후 하위권이었던 제주는 2010년 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분위기를 일신하기 시작했다. 20145, 20156, 20163, 20172, 20185위라는 최근 성적이 제주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랬던 제주가 상위 스플릿은 이미 물 건너갔고, 강등의 위기에서 노심초사 하고 있는 것이다. 시즌 초 감독이 바뀌며 반전을 노렸지만 그리 신통하지 못하다. 지난달 서울에 승리해 이제는 달라지나 했는데 홈에서 울산과 상주에 허무하게 무너지며 이조차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나름 선수 보강도 했지만 아직까지 효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경기를 치르다보면 시즌마다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명문 팀이라고 언제나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도 아니다. FC서울의 지난해 모습이 대표적이다. 서울은 지난해 창단 후 처음 하위리그로 추락했고,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는 수모를 겪었다.

서울이 벼랑 끝에서 탈출해 궁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한 것을 보고 제주도 어찌어찌 1부 리그에 남지 않겠느냐는 생각은 아직은 희망 사항일 뿐이다.

제주에서 연고지 프로축구팀의 의미는 남다르다. 어쩌다 한번 발걸음을 하는 이들은 아름다운 경치와 먹거리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지만 이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이들에게는 여가를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시설도 필요하다. 수학여행에 나선 제주의 청소년들이 짧은 일정 속에서도 야구경기장을 즐겨 찾듯 K리그 최고 스타들의 멋진 플레이를 제주에서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도 한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은 멋과 즐거움이 가득한 명소로 꼽혀왔다. 구단의 다양한 이벤트와 더불어 제프 블래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이라고 극찬했듯 뛰어난 경기장 시설이 서귀포의 절경과 조화를 이룬다. 안방불패로 요약되던 선수들의 투지가 그 한가운데에 자리 잡았고, 이들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축구전용경기장만의 마력과 합쳐지면서 도민의 발걸음을 끌어당겼다.

굳이 축구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빌지 않아도 올해 제주의 경기를 지켜보면 그때와 달리 뭔가가 부족하다. 그것을 누군가는 조직력, 투지, 선수층 등을 들어 설명하지만.

모든 게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선수들 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팬들인 것 같다.

상하위 스플릿에 돌입하기 전 제주의 남은 홈경기는 세 차례 뿐이다. 그 중 첫 경기가 오는 25일 오후 7시 서울을 상대로 열린다.

벌초가 본격화되는 이번 주말 땀 흘려 조상을 만나고, 일요일 저녁에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 모여 마음껏 외치며 피로를 날려버리는 것도 좋을 듯싶다. 제주는 지난달 서울을 상대로 모처럼 기분 좋은 추억을 쌓은 바 있다.

홍성배 뉴미디어국장 기자  andhon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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